11일은 정월대보름. 답답한 마음으로 맞게되는 정월 대보름이지만 주부들은 IMF시대에 걸맞게 우리네 미풍양속을 살리면서 간소하게 치를 방법에 골몰하고 있다.
재앙과 액을 막는 제일(祭日)인 대보름은 신라시대부터 지켜온 명절로 오곡밥과 약밥, 9가지 나물을 먹고 새해들어 처음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며 한해 소원을 비는 날이다.
'열량세시기'에 따르면 신라 소지왕이 경주 남산의 천천정(天泉亭)에 거동했을때 까마귀떼로부터좋지않은 일이 있다는 글을 전해 받았다. 소지왕은 곧 환궁, 역모를 꾀하던 무리들을 처치하고 나라를 지켰다. 이때부터 정월대보름을 까마귀의 충성심을 기리는 오기일(烏忌日)로 정하고, 검은색약밥을 지어 제(祭)를 지내고 까마귀에게 먹이로 주었다.
"신세대 주부들은 약밥짓기를 꺼리지만 압력솥을 이용하면 쉽게 지을 수 있다"고 요리연구가 김인숙씨는 조언한다. 압력솥을 이용한 약밥짓기는 쌀과 찹쌀을 밥짓기 두시간 전쯤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뒤 깐밤 대추살 은행 흑설탕 진간장 등을 넣고 쌀이 잠길만큼 물을 잡아주면 된다. 이때흑설탕 덩어리가 녹지않고 있으면 밥이 쉬 타므로, 한컵 정도의 물에 설탕을 잘 녹인뒤 간장과 섞어 밥물을 대충 재고, 모자라는 양은 찬물로 채우면 된다. 약밥이 다 되면 참기름을 넣고 밥을골고루 섞어준뒤 위에 잣을 고명으로 얹는다.
나물은 파란나물(시금치 미나리 호박 오이등) 흰나물(도라지 무 콩나물) 땅색나물(고사리 취나물고비나물 고구마줄기 아주까리 홀잎 등)을 골고루 장만하는데 파란나물 중 호박이나 오이는 채쳐서 기름에 볶고, 미나리나 시금치는 삶아서 무친다. 일부 가정에서는 도라지나 무 콩나물 등 흰나물 대용품으로 곤약을 채쳐서 마요네즈에 무쳐 색다른 맛을 내기도 한다.
대보름날 새벽에 날밤 호도 은행 잣 땅콩 등을 준비해"일년 열두달 동안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않게 해주십시오"라며 딱 깨물면 잡귀가 물러가며, 귀가 밝아지길(정보에 어둡지 않길) 기원하며 대보름날 아침에 청주를 마신다. 또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김이나 아주까리잎으로 복쌈을 싸먹기도 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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