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눈높은 실직자 수두룩

IMF한파 이후 취업정보센터와 노동사무소 등을 찾는 구직자가 폭증하고 있으나 중소업체의 단순생산직, 경리직 등의 직종에는 구인난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구직난 속의 구인난'은 낮은 임금, 출퇴근거리 등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으나 실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직종전환 등을 모색하지 않는 것도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인력은행에 따르면 IMF사태가 시작된 지난해12월 구직자가 1천6백명이었고 지난달에는 1천8백명을 넘는 등 증가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구직자들 가운데 3분의2가 관리·사무·전문직으로 몰린 반면 기능·조립 분야 구직은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때문에 기능·조립공구인은 12월 53명에서 1월 1백14명으로 2배가 늘어나 업계 인력난이 오히려 가중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인력은행과 노동청 관계자에 따르면 구인을 요청하는 대부분이 영세업체로 단순생산직, 경리사무원 등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고 주문물량이 밀려있는 일부 섬유업체는 몇달째 구인요청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 지역별로는 대구 달성공단과 경산 진량공단, 구미·포항 등 경북지역 구인요청이꾸준히 접수되고 있으나 출퇴근에 어려움을 느낀 구직자들이 그다지 몰리지 않고 있다. 또 단순생산직 외에 용접·선반·밀링 등 기술직의 경우 업체마다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대구인력은행에만 월평균 1백명이상의 구인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술직을 제외하고는 임금이 낮아 관리·사무직 출신이 대부분인 실직자들의 재취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력은행 관계자는 "아직 실직자들이 종전의 업종·임금 등과 같은 수준의 직장을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면서 "현재의 고용구조로는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 재취업할 방법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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