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지금이 국회 파행시킬땐가

국가적 현안 문제들을 해결키 위해 소집된 임시국회가 개회 3일이 넘도록 의사일정조차 합의치못하고 헤매고 있다. 이번 국회는 기업 구조조정, 정리해고등 국제적 신인도 회복을 위해서는 처리가 불가피한 20개 안건을 상정하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도 자못 의의가 깊다할 것이다.그런데도 여야는 겨우 2주간의 짧은 회기(會期)중 개회하자마자 3일간을 허송한채 겉돌고만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나라당은 개회후 지금까지 날마다 본회의에 지각, 김을 빼더니 추경예산안 처리 문제를 두고 3당총무·정책위의장의 합의사항을 부총무들이 반대, 무산시킴으로써 거대 야당의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듯하다.

물론 한나라당이 "추경예산안 처리는 정부조직 개편이 되고난 후에 하는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는데는 나름대로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는것이 아니다. 그러나 IMF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경안 처리가 시급하다는 정부·여당의 주장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

게다가 이번 회기에 상정될 법안들이 모두 중차대하고 시급히 처리돼야할 현안 문제들이기 때문에 일단 의사일정에 합의, 국회를 정상운영 하는게 원칙이다. 그 연후에 사안의 시비곡직을 따져비판할것은 야당답게 비판하고 또 국익을 위해 협력하고 동참할것은 흔쾌히 동조하는것이 거대야당으로서 온당한 자세라 할만하다.

이번처럼 작은 까탈을 잡아 '현안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대의(大義)를 잃는대서야 공당(公黨)으로서 자격이 의심스럽다 할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당리당략에 따라 여야가 불필요한 정치 공세나 상대당 흠집내기에 정치력의 상당 부분을 소진해온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정국구성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국회에서 여야의 대결이 어떻게 진전될것인가는 지대한 관심사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처음부터 의사일정 문제를 두고 티격태격하는것은 그동안 우리 정치를 이토록 멍들게한 구태의연한 모습의 재판임을 지적한다.새시대의 새정치는 여당이라해서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으로 나가서만은 안된다.마찬가지로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는것도 자명한 이치다. 여와 야 모두가국익을 위해 협조할것은 협조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

IMF체제 조기 졸업을 위해서는 국회가 좀더 성숙되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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