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IMF합의후 올경제 전망

17일 정부와 국제통화기금이 합의한 내용을 보면 올해 우리 국민들은 예상보다 훨씬 큰 고통을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성장률이 1%%에 그치거나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합의에서 IMF는 마이너스 0.8%% 성장을 보일 것이란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은 연초부터 민간연구기관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것으로 정부는 그동안 이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는 경기침체와 함께 극심한 실업난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마이너스 성장을할 경우 실업률은 최대 6%%, 실업자는 1백20만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물가고도 심각할 전망이다. 정부와 IMF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당초의 9%%이하에서 9%%대로 수정했다. 즉 10%%에 육박할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올들어 소비자물가는 1월 한달만에 이미 2.4%%가 올랐고 물가상승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환율도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어서과연 10%%이내로 물가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속의 물가폭등이란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금년 내내 우리국민을 괴롭힐 것이란 얘기다.더 큰 문제는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 유지를 위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고금리 해소가사실상 무산된 점이다.

정부와 IMF는 이번 거시경제지표 수정에서 '외환위기가 완화됨에 따라 시장상황에 따라 콜금리인하를 조심스럽게 허용해나간다는데 합의'했다. 일단 금리인하의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그러나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외환시장의 안정이 확실히 정착되는 경우로 제한한다"는 단서를 붙임으로써 환율안정과 금리인하를 연계시켰다. 이는 지난 1월8일 합의한 "금리를 점진적으로 안정시켜나가는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는 내용과 별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지난 3일 임창렬 부총리와 나이스 IMF협의단장이 합의한 '단계적 금리인하'와도 거리가 멀다.

따라서 뉴욕 외채협상 이후 1천5백원대로 안정세를 보였던 환율이 인도네시아 사태 악화의 영향등으로 다시 1천7백원대로 오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당분간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에 따라 기업의 연쇄도산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보완대책으로 자금공급을 다소 확대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1월8일 합의시 13.2%%로 정했던 올 1·4분기 총유동성증가율을 13.5%%로 높여 1조5천억원을 추가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자금 공급의 확대에 따라 시중 실세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 폭은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나마 6월말 14.1%%, 9월말 13.9%%,12월말 12.5%% 등으로 하반기에는 다시 돈줄을 죄기로 해 하반기들어 자금사정은 다시 악화될전망이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지난해 43억달러로 예상됐던 올해 경상수지가 80억달러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점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탈출과 금리안정을 위한 환율절하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현재로선 빠른 시일 안에 외환시장이 IMF가 요구하는 수준으로까지 안정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힘든 만큼 우리는 경상수지 흑자행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상수지가 8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우리경제가 어렵지만 위기에서 벗어날 길을 찾았다는 것과 같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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