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값 하락 방 빼 횡포 옛말

세입자들의 입지가 크게 넓어지고 있다.

전세값과 점포세가 일제히 내려가면서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집주인들이 자기돈으로 전세금을 내줘야하는 처지로 '전락'하자 세입자 붙잡기에 나선 것이다.

대구시 북구 복현동 단독주택에 전세를 살고 있는 나영삼씨(32)는 "전세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서언제부터인가 집주인이 아주 친절해졌다"고 밝혔다.

전에는 아이들이 조금만 떠들어도 눈치를 봐야 했으나 이제는 기안죽이고 애들을 키울 수 있게된 것도 세입자들로서는 여간 다행이 아니다. 어린아이들 있는 부부에게 세를 안준다던 얘기는 벌써 옛말이다.

제발 부탁이니 계약이 만료돼도 더 있어 달라는 요청도 허다하다. 전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심지어 집주인이 먼저 전세금을 내려줄테니 계속 살아달라는 얘기까지 해오고 있다.대구시 달서구 송현동 송현주공아파트에 사는 김모씨(35)는 "이사를 나가려다가 집주인이 전세금을 3백만원 내려준다기에 그대로 눌러 앉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소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은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라고전망하고 있다.

〈崔正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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