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생님' 모시는게 낙이었는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당선자가 25일 마침내 청와대에 입성하게 되자 '동교동 가신들'은 "평생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기뻐하면서도 내심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십년간 꿈에 그리던 김당선자의 대통령취임이 이루어져 기쁘기도 하지만, 언제든 가까이서 볼수 있었던 '선생님'이 구중심처로 들어가 이젠 보고 싶어도 쉽게 볼 수가 없게됐기 때문이다.동교동 '맏형'인 권노갑(權魯甲)전의원과 한화갑(韓和甲) 최재승(崔在昇) 김옥두(金玉斗) 설훈(薛勳)의원 등은 24일 "김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하게 돼 수십년간 쌓인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고기쁨을 표시했다.

강북삼성병원에 입원중인 권전의원은 "총재님이 전임대통령을 교훈으로 삼아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는 것 이외에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설의원도 "수십년간의 소원이 이루어져 정말 기쁘다"면서 "총재님은 국민과함께 이 난국을 분명히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설의원은 그러면서 "총재님이 건강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동교동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젠 무슨 낙으로 사느냐"며 심한 허탈감도 표출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한 가신출신 의원은 "수십년간 오로지 총재님을 뵙고 모시는 것을 낙으로 삼아왔다"면서 "총재님이 청와대에 들어가게돼 시원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섭섭하기도 하다"고 말했다.또 다른 가신출신 의원은 '가신배제론' '측근배제론'에 대해 "측근들이 잘못해서 김영삼대통령이실패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김대통령은 측근이 아니라 아들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얼마전 상도동사람을 만났더니 '김대통령은 측근들의 직접적이고 가감없는 얘기를듣지 않고 아들 얘기만 들어 실패했다. 동교동은 대통령에게 직접적이고 가감없는 시중여론을 전달하라'고 충고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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