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의 중국사회에서 남자는 여자위에 무소불위로 군림하는 왕과 같은 존재였다. 아버지가 화투노름에 딸을 걸어도, 돈 몇푼에 딸을 불행한 결혼에 팔아먹어도, 질투한다고 남편이 아내를 맨몸으로 내쫓아도 아무 소리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죽했으면 시집가는 딸더러'닭과 결혼하면 닭에게 복종하고 개와 결혼하면 개에게 복종하라'는 속담이 있었을까. 여자의 인권은 아예 없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뽕밭이 바다로 변한만큼 달라졌다. 요즘 중국남녀의 기질을 한마디로표현한다면 '부드러운 남자, 드센 여자'이다. 여성이 콧대높은 프랑스에서 전화부스에서 흐느끼며연인에게 전화하는 쪽은 대개 남자라더니 중국도 그비슷하다.
중국남자들은 외양은 꾀죄죄하고 볼품없지만 대체로 순하고 친절하다. 남녀간에 시비가 벌어져 서로 목청을 돋울때라도 여자가 꽥 하고 신경질적으로 소리를 지르면 대부분 남자들은 금방 꼬리(?)를 내리고 져준다. 그러나 여자들은 뻣뻣하고 불친절하며 조금만 자존심을 건드려도 눈꼬리를 매섭게 치뜬다. 눈에 파르스름하게 문신을 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눈매가 독해보일 때가 많다. 그런 그녀들이 속사포처럼 말을 쏘아대며 달려드는 데는 어지간한 남자들은 당할 재간이 없다.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모습은 한번도 본 적 없지만 벌건 대낮에 그것도 한길에서 여자가 남자의 뺨을사정없이 때리는 장면은 본 적이 있다(물론 중국에도 남편의 아내구타가 있다). 예로부터'남자는여자와 다투지 않는다'는 대남자주의(大男子主義)적 사고로 웬만한 일은 여자에게 져주는 것이 미덕이 된 때문인듯하다.
요즘 중국사회에서 자주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는 화제의 하나는 다름아닌 '뉘싱슝화(女性雄化: 여성의 남성화)'. 여성들이 부드러움, 상냥함 등의 여성다운 특징을 잃고 남성화돼가는 세태를 말한다. 이는 사회주의 중국이 들어서면서 남녀평등원칙아래 도시여성들을 남성직업 영역으로 광범위하게 진출시킨 결과 기계, 운수, 항공분야 등 기존의 여성불가침지대가 사라진데서 비롯된다. 194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여자들에게 하녀 이외의 직업은 별달리 없었으며, 여자가 일을 갖는다는 것은 가족들의 마지막 선택으로 여겨질 정도였으니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재미있는 현상은중국에서 택시기사는 대부분 남자들이지만 버스나 트롤버스 같은 대형 대중교통의 기사는 대개여자들이다. 여성의 남성화를 엿볼 수 있는 한 예이다.
어떤 분야에서 남자이상으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여자들을 뭉뚱그려 '강한 여자'라는 뜻의'뉘챵런(女强人)'이라 부르는데 이들에 대한 남녀의 인식이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요즘 중국여자들이가장 이상적으로 꼽는 여성상은 바로 대외경제무역부 부장 우이(吳儀.60). 미국과의 지적재산권 싸움에서 대담한 담판을 벌여 일명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여장부이다. 적지않은 중국여자들은 "여성의 남성화는 진보하는 역사의 숨결"이라며 남자같은 여자가 되기를 원한다.
반면 대다수 중국남자들은 이들 강한 여자들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일을 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여성미가 결핍돼 매력이 없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유아독존형이며, 흔히 가정에서도 남자를 지배하려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남자들은 "지금 중국의 최대 비극중의 하나는 여자가 없는 것"이라고까지 한탄하며 전통적인 부드러운 여자의 부재시대를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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