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IMF 100일 개혁청사진 제시를

우리나라가 IMF관리체제로 들어간지가 12일로 1백일을 맞게 됐다. 긴축을 기조로 한 IMF관리체제 1백일의 결과, 우리경제는 경상수지 흑자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는 했지만 하루 1만명에 달하는 실업자가 쏟아지고 최근 3개월 사이에 1만개의 기업이 부도를 내고 쓰러지는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하버드 대학 제프리 삭스교수와 같이 IMF의 정책선택이 한국의 경우는잘못 되었다는 수정론이 나오나 하면 많은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방법외는 달리길이 없다는 고수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IMF측은 정책을 바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또 우리로서는 달리 선택의 길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우리의 여론주도층도 IMF의 권고는 고통이 따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미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합의를 한 내용이 아니냐는 수용의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흑자도산을 포함한 엄청난 기업도산으로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사태가 1년간만 계속된다면 우리는 경제회생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어떻든 현재로서는 고실업 고물가 고부도라는 고통만 있고 재벌개혁, 금융개혁, 정부개혁,노동개혁이나 산업구조조정이라는 경제개혁목표를 어느 것도 달성된 것이 없다. 다만 노동개혁의 경우 노동법의 개정으로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으나 바람직한 한국형을 창출해내지못하고 있다. 그리고 개발연대에 효과적이었던 박정희모델을 대신할 새로운 모델의 제시도아직 내놓지 못하고있다. 새 정부는 민주적 시장경제라는 개념은 내놨으나 구체적인 정책적제시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렇게 개혁이 부진하자 외국 언론들은 새정부도 개혁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을 정도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개혁에 실패할 경우 우리는 올해 성장이 마이너스로 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2~43%대의 저성장국가로 전락 할 우려마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게다가 정치권마저도 언제나처럼 개혁과 경제회생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또한 개혁의 대상이 되어 작은정부뿐 아니라 작은정치의 시대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IMF관리체제 1백일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아직도 우리는 말로만 위기극복을 외치면서 참다운 위기극복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지를 못하고 있는 것같다. 이는국민도 정부도 기업도 마찬가지 형편인 것 같다. 무조건 바꾸는 것만이 개혁이 아니고 보다효율적이고 능률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개혁인 것이다. 이렇게 미적거리다가는 고통만 남고 희망은 가버리는 비극적 결과가 오지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IMF 관리체제 앞에 우리는 더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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