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영해씨 자살기도 정치권 반응

여야는 21일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이 검찰조사도중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채 향후 '북풍(北風)수사'의 향방과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을 저울질하며 사태추이를 예의 주시했다.

○…국민회의는 권전부장이 검찰조사 도중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권전부장의 자살기도 저의및 향후 사태향방을 분석하는등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권전부장에 대한 조사를 정점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북풍사건'이 이번 권전부장의 자살기도로 인해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재차 확산될것을 우려했다.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북풍공작의 실체를 밝혀내는 작업이 수구·저항세력의 끊질긴 은폐기도로 저항을 받고 있다"며 "간단치 않겠지만 이 나라를 망쳐온 북풍공작의 진실을 파헤치는 노력은중단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그러나 이번 북풍사건의 진상규명 과정에 대한 당국의 태도에 불만을 표시, "북풍조사는 철저하되 신중하고 비공개리에 진행됐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조홍규(趙洪奎)의원은 권전부장의 자살기도를 두가지 측면에서 언급했다. 그는 "권전부장이 자살기도를 통해 무언가 국가의 기밀 또는 비밀을 숨기려 했거나 아니면 안기부의 수장으로서 명예를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자민련은 권전부장이 북풍사건 초기에 새정부측에 협박을 가하며 협상하려했던 점을 상기,권전부장의 이같은 '자극적인 대응'이 '침묵하고 있는 반DJ 기득권세력'을 자극, 현정부의 개혁작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염려했다.

변웅전(邊雄田)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한나라의 최고 정보책임자였던 권 전부장이 수사도중에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은 스스로의 책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저지른 유감스런 일이며, 이해하기 힘든사안"이라면서 "권 전부장은 개인과 조직, 북풍공작팀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라면 큰 잘못"이라고밝혔다.

당정회의 참석중에 소식을 접한 구천서(具天書)총무는 "정권안보에만 치중해온 정보기관장의 말로를 보는 느낌"이라면서 "권전부장의 행동은 결코 동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은 권전부장의 자살 기도에 대해 공식반응은 일단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는 정도에서 그치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사안이 민감한 때문인지,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겠다는 게 대변인실의 설명이다.맹형규(孟亨奎)대변인은 "정권이 바뀌자 마자 국가정보최고책임자였던 사람이 바로 소환돼 수사받는 도중에 자살기도로까지 이어진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없다"면서 "그러나 이와는 상관없이 '북풍파문'에 대한 진상규명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해 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고통을 당한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는 "권전부장의 자살기도가 강압수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북풍파문'을 놓고 옥죄오는 여권과 사정당국의 압박에 따른 것인지 그 이유가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은 특히 권전부장의 자살기도로 수사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음을 우려하며, '북풍파문'의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청와대는 전안기부장의 자살기도사건이 터지자 이번 북풍사건이 묘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사건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을까 다소 우려하며 사건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5시쯤 이에 대한 자세한 보고를 받고 즉시 국민들에게 있는 사실 그대로를 알리라고 지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이와관련,"이번 사건이 폭풍권에서 벗어난 줄 알았는데 권전부장의 자살기도로 다시 태풍권에 다시 진입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권전안기부장의 자살기도사건으로 인해 북풍수사가 일시 중단되고 있지만 북풍사건의 본질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에 구애받지 않고 수사를 계속 진행, 조만간 이를 마무리할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민심의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몰라도 사건의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된다 "고 말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중권비서실장, 이종찬안기부장 등과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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