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성적이 떨어져서 걱정이에요. 영어는 좀 되는 편인데…"
스스로를 '평범한' 고3학생이라고 소개한 허경호군(18). 공부시간 틈틈이 기타도 치고 친구들과배구시합도 하는 경호는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특별한' 인간으로 취급받는다.전혀 앞을 못보는 '전맹'. 그러나 자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은 더 환하게 눈에 들어온다. "버스를 타려고 번호를 물어보면 아직도 열의 두셋은 겁을 먹고 도망가요. 장애인을 대하는인식만 바뀐다면 장애인 전용시설을 늘릴 필요도 없을 겁니다"
4세 때 시력을 잃은 경호는 12년째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특수학교인 광명학교에 다니고 있다. 올해만 잘 넘기면 내년부터는 대학생. 대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해서 시각장애인들을 가르치는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다.
대학진학을 위해 다른 일로 고민할 여유가 없다는 경호는 요즘 음악감상 시간도 줄이고 공부에만매달리고 있다. "교회에서 들었는데 하느님한테 대학에 합격시켜달라고 기도하면 응답을 안 해주신데요. 그래서 항상 최선을 다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눈을 뜨게 해달라는 기도도 한번도 안했어요"
한번도 본 기억이 없는 햇빛 속에 서서 환하게 웃는 '특별한' 경호의 모습이 '평범한' 사람들을부끄럽게 만들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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