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계개편의 향방

4월정국의 태풍권은 거대야당 한나라당에 몰려 있다. 우선 크게는 2일 영남지역 4곳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이 앞을 가로막고 있고 10일에는 당의 운명을 좌우할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또 작게는 3일 지도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중진협의회가 예정돼 있고 박세직(朴世直) 김종호(金宗鎬)의원 등의 탈당도 이미 예고된 상태다. 이들의 탈당이 흔들리는 소속의원들의 탈당러시를 유발하는 신호탄이 될지도 관심이다.

상황이 한나라당처럼 절박한 것은 아니지만 여권으로서도 넘어야할 고비들이 많다.2일 재.보선의 결과는 여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영남권 교두보 확보와 TK맹주자리 차지라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전략목표가 달성될 수 있을지 여부가 재.보선에 달려있기때문이다.

여기에 모든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정계개편의 고비도 넘어야 하는 앞 일을 예측하기에는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그 중에서도 4월의 정국기상도를 판가름짓는 가장 큰 잣대는 역시 재.보선의 결과가 한나라당에직접 미치는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내분이 수면아래로 잠복될 수도 있고 아니면극대화돼 분열의 운명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 결과는 분명히 당지도부와 선거책임자들에 대한 책임론 혹은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수반할 전망이다. 이는 곧바로 당의 지도체제 문제와 연계돼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네 탓'이라는 공방으로 까지 비화될 것이 분명해 전당대회를 앞 둔 한나라당을 폭풍속으로 내몰고 있다.물론 지도체제와 관련해 사분오열된 한나라당 내부가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그러나 이는 임시 봉합에 그칠 뿐 내분의 소지는 일소될 수 없는 성질이어서 불안한 잠복기로 접어드는 것이다.

또한 재보선의 결과가 곧바로 정계개편까지 몰고 올 경우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당적이동 수준을 넘는 대이동으로까지 비화되고 현재'2여 1야','여소야대'라는 정당구조 자체를 뒤엎는 대변혁마저 상정할 수 있다.

그리고 4월에는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한달을 끌고 있는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의 국회인준문제와 재.보선 열기에 파묻혀 뒷전으로 밀려난 북풍사건도 불꽃을 다시 키울 소지를 안고 있다.이 또한 재.보선의 결과와 무관치 않은 것이다.

여기에다 달성보선을 둘러싼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정통성 시비와 자민련의 정계개편 주장과맞물려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서로 욕지거리를 교환하는 수준에 까지 이른 자민련과 한나라당의기세싸움도 4월 정국의 앞 날을 흐리게 만드는 소(小)인자로 작용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