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金九)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 남에게행복을 주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평생을 두고 겪어야 했던 일제의 핍박을 기억한다면 반드시 부국(富國)과 강병(强兵)을 언급했음직한데도 그는 남을 이롭게 하는 문화주의만을 지켜내는 혜안을 보인 것이다.
전생애의 대부분을 겪어야 했던 자신과 가족의 간난신산에 아랑곳 않고 오로지 나라사랑뿐이었으니 위기속의 지도자의 마음가짐이 이런것인가 싶기도 하다.
비록 IMF가 매섭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어려움에 의연하게 맞서서 "나는 여기서 이나라를 이렇게지키고 있소"하고 자기 직분에 충실한 미더운 이웃이 곳곳에 있다면 까짓것 이쯤의 고통이 무엇이 무서우랴.
하지만 우리 현실은 나만 있을뿐 남을 의식하지 못하는 지도층 인사들의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있는 가운데 백성들은 헤매고만 있는 꼴이니 빈손, 혼자 몸이나마 나라지키기에 앞장섰던 백범의높은 기개가 새삼 그리운 것이다.
우리가 IMF의 국난을 조기졸업하려면 무엇보다 책임의식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는 이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지도계층이 총체적인 도덕 불감증에 걸린것만 같은모습이니 걱정이다.
부유층은 헐벗은 이웃을 걱정하기보다 고금리의 단맛을 더욱 즐기는 모습이다. 정치권에는 수치심도 없이 여야가 바뀔때마다 이합집산을 밥먹듯 하는 철새족들이 떼를 지어 몰려 다녀도 누구하나 꾸짖는 이 조차 없다.
판·검사 또한 사무실 운영 경비쯤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이었지 결코 엄정한 심판자의 모습은 아니다.
취직을 미끼로 돈 받은 교수는 무엇이며 안기부는 또 왜 그런 모습인가.
세상에 어느나라 정보기관의 고위 간부가 차라리 죽을지언정 극비 파일을 까발겨 내돌린다는 것인지 상상조차 안된다. 어쨌든 우리 사회는 지금 전문성이나 애국심은 물론이거니와 최소한의 책임의식조차 없는 이기적(利己的) 아마추어들에 의해 끌려다니는 지도력 부재의 위기상황에 직면한것만 같다.
그리고 이러한 지도계층의 도덕적 파탄을 방치하고서는 지금의 국난을 극복하기는 어려운 일임은두말할나위도 없다. 정·재계등 국가지도자들이 똘똘 뭉쳐 국민을 다독거리고 설득해서 이끌어나가도 어려운판에 저마다 제 앞 가리기에 급급하다면 그 결과야 뻔한일 아닐까. 그래서 누군가가이런 지도력의 위기를 타개키 위해 발벗고 나서야한다고 믿는다.
물론 정부와 정치권도 국민 화합과 개혁을 부르짖고 있긴하지만 가진자, 권력자들이 스스로 자정(自淨)을 하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고 봐야한다.
때문에 이제는 마지막 보루인 국민이 스스로 지도자 바로잡기에 나설때가 됐다고 믿는다.우선 손쉬운대로 이번 지방선거에서부터 본때를 보이기로 하고 의원될 자격이 없는 후보를 가차없이 낙선시키는 캠페인이라도 벌여 정치권을 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이권개입이나 수뢰등의 사유로 형사소추를 받은 사람, 정치노선이나 이념상 차이때문이 아니라개인이익에 따라 철새 노릇하는 당적 변경자들이 대거 등원하는 풍토에서는 IMF 극복은 요원한것이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시작된 지도계층 정화운동이 각 분야로 확산될때 비로써 정의로운 전문가 집단이 등장할 길이 열리고 그 결과 자연스레 IMF를 이기고 국가를 중흥시킬수 있을 것이다."우리의 자유는 짐승처럼 제 배를 채우기에 쓰는 자유가 아니라 이웃과 국민을 잘 살게 하기에쓰이는 자유다. 공원의 꽃을 꺾는데 쓰는 자유가 아니라, 공원에 꽃을 심는 자유다"50년전 백범의 말은 오늘날 오히려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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