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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정리해고 유감

혈압이 높아지면 숨이 가빠지는 것처럼 실업률이 점점 올라 가면서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더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사람은 힘이 없고 약한 자들인 것을 보게된다.

그동안 기업이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업의 사회기여도를 볼 때 아쉬운 점 또한 많다. 고용을 창출하며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에 있어서 얼마큼 노력을 해 왔는가. 그야말로 기업가는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왕처럼 군림해 오지 않았던가.그러나 정작 어려운 때가 되니까 회사를 살리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기 보다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려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기업의 구성원을 단지 수단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필요할 때는 쓰고 필요없을 때는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이 어쩌면 그동안 소홀했던 부분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려울 때일수록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모든 사실을 정직하고 투명하게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 또한 공정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이 정상화 될 때는 언제든지 다시 부를 각오로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또한 부득이하게 정리대상이 되었다 할지라도 너무 깊은 상실감에 빠지지 말았으면 한다. 당장먹고 살 길이 막막하지만 그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것은 자기 정체성의 혼란, 목표의 상실, 심한자책감, 허탈감 등 정서적인 문제일 것이다. 힘이 들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이 어려움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먹고 사는 것 때문이아니라, '일'이 우리에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명감을 갖고 새로운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모든 '아빠'들이 제자리를 찾아 가도록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목사·기독학생회 대표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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