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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슬픈 'ㅍ'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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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패션 디자인에 좋은 의견을 보내주실 시청자는 지금 팩스가 열려있사오니…"방송에서 사회자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우리는 이상스런 발음과 마주치게 된다. 바로 패션이니 팩스니 하는 발음 때문인데, 우리말의 'ㅍ'이 아니라 영어의 'f'발음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우리 말은 순수 고유어와 한자어, 외래어 등 세 종류로 이루어져있다. 그 중 외래어(外來語)란 외국에서 건너왔으되 이젠 우리말이 된 국어(國語)이다. 외국에서 현재 쓰이는 외국어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가령 텔레비전이니 팩스니 비디오니 하는 것이 우리말이 된 이른바 외래어이다. 그런데 언제부턴지 우리는 '피읖'음이 있는 외래어를 쓸때 우리말의 'ㅍ'발음을 버리고 영어의 'f'음을 사용하고 있다. 좀 배운 사람일수록 무식하다는 소리를 내는 영어의 'f'발음으로 바꾸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치 대한민국 말에 그런 'ㅍ'발음이라도 있는양 천연덕스럽게, '팩'스라고들 한다. 이 상태로 가면 몇년 뒤엔 우리말 표준어 자음에 그 '묘한 ㅍ'이 하나 더 첨가될지 모른다.이상한 것은 그렇게 잊지않고 '묘한 ㅍ'발음을 하는 사람도 'v'나 'r'발음엔 모른체 시치미를 땐다. 텔레비전(television)이나 인테리어(interior)속에 들어있는 v와 r은 순수한 우리발음인 비읍과리을로 발음한다. 유독'ㅍ'에만 상처를 입히는 듯하다.

사실 'f'음에 대해 한가지 예외가 있긴하다. 'f'음에 능숙한 사람들도 IMF의 F는 순수 우리말 발음 ㅍ을 쓰고 있다. IMF가 토착화될 우리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이거야말로 곧이곧대로 미국말 'f'를 쓰는 게 맞을 것이다. '팩'스니 '필'름이니 하지 않아도 멋들어진 외국어 발음을 과시할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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