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고교교육 망치는 대입요강

서울대의 99학년도 입시 특차모집 도입 파문이 각대학의 수능 고득점자 쟁탈전으로 확산돼 고교교육의 파행, 과열과외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대의 특차선발은 고득점 수험생들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수학생들을 빼앗기게 된 다른 대학들은 수능 위주로 특차를 치르고 특차모집 인원을 크게 늘리는 방침을 세우는가 하면, 학생부 성적을 완전히 배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미 특차모집을 해오던 연세대·고려대 등은 서울대의 특차선발이 수능점수 중심으로 이뤄지기때문에 고교교육현장에서 입시과열과 과외열풍을 부추기고 수능 커트라인을 중심으로한 대학 줄세우기를 다시 조장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전국 12개 사립대 입학·교무처장들은 8일 모임을 갖고 교육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서울대의 특차 도입은 반교육적 발상이라며 공동대처키로 결의한 바도 있어 그 파문이 어는 정도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서강대·성균관대의 경우는 9일 서울대 방침에 반발, 인성교육을 위해 도입됐던 학생부 성적마저완전히 배제하고 수능성적만으로 특차를 치르고 그 인원도 크게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서강대는당초 수능 75%, 학생부 25%를 반영키로 했다가 학생부를 반영치 않기로 했으며, 비슷한 경우인성균관대는 특차모집을 지난해 32%에서 50%로 늘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고려대는 지난해 40%선에서 대폭 늘리게 되고 연세대도 특차선발 인원을 대폭 확대하고 수능의 비중을 크게 높일 움직임이다.

서울대가 발표한 99학년도 입학전형제도 시행방안에는 내년부터 특차전형제도를 도입해 정원의30% 이내에서 수능성적 80%, 학생부성적 20%를 반영해 신입생을 뽑을 수 있게 돼 있다. 특차모집 지원자격은 교육부가 제공하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수능성적 계열별 상위 3% 이내로 정했으며, 단과대별로 수능성적 영역별로 가중치를 다르게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생부성적도 단과대가 지정하는 교과목의 성적을 반영하게 돼 있다.

서울대의 특차모집 도입은 특차합격자가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는 현행 입시제도 아래서 계속정시모집만 고집하다가는 우수학생 유치에 어려움이 많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했지만 그 파장은 '대학 시계를 거꾸로 돌게 한다'는 말까지 낳고 있다. 앞으로 대학의 서열화가 더욱 두드러지고 고득점자 쟁탈전으로 고교교육이 파행으로 치달으며, 과열과외가 더욱 극성을 부리게 될까 걱정스럽고, 학생부의 유명무실이 시사하듯 인성교육이 중시돼야할 고교교육 현장이 수능 점수따기만 중시되는 장소로 전락할까 우려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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