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사랑하면 보이나니…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게 되며,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으나 요즈음 내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다.

인사발령에 따라 지방경찰청 방범지도계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수년을 근무했던 민원실업무는 글자 그대로 시민이 원하는 사항을 들어주는 경찰봉사 행정의 기본이 되는 일을 주로 해 왔으나, 지금의 방범지도 업무는 기초질서 위반행위단속, 유해업소 관리등 범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지도·단속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때문에 종전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던 일들인, 아무곳에나 담배꽁초나 휴지를 버리는 행위, 유원지의 꽃 등을 꺾는 자연훼손행위, 신호등에 파란불이 들어왔을 때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고배운 유치원생 아이의 손을 잡고 무단 횡단하는 엄마의 위반행위 등에 유난히 관심이 가게 되었고, 볼때마다 한마디 주의를 잊지 않게 되었으니 과연 사랑하면 보이게 되는가 보다.무릇 나와 같은 기초질서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일반 시민들 역시 깨끗한 환경을 오염, 훼손시키거나 새치기등 위반행위로 질서가 어지럽게 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우리는 지금 선진국을 지향하고 있으나 경제만으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석유부국 쿠웨이트 등 중동 부자나라들을 선진국이라 하지 않듯 정치·사회·문화 등이 조화롭게 뒷받침이 되어야만 진정한 선진국 대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 스스로 '나'만을 위하기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선진시민의식과 기초질서를 정착시키는 것이 하나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질서를 사랑해 보자. 보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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