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정보화 뒷걸음질

22일은 제43회 정보통신의 날. 전국적으로 정보화의 물결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으나 유독 대구·경북지역만은 정보화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대구는 전체 가구의 44.6%가 PC를 소유, 전국최고를 기록했고 경북도 32.6%로 광역시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았다. 그러나 대구시민들의 PC통신 사용률은 7.7%, 인터넷 활용률은 3.3%에 그쳐 5대도시 가운데 꼴찌로 나타났다.이같은 현상은 지역민들의 정보취득 욕구는 높은데 반해 각 기관의 정보화사업은 계속 지지부진,오히려 의욕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수십억원이 투입된 지역 정보화사업은 PC통신 서비스나 인터넷 사이트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공공자금으로 만들어진 회사나 법인은 방만한 운영으로 부실화, 예산만 허비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대구시와 지역 기관 및 기업이 각각 10억원, 시민들이 2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7월 설립한 (주)대구종합정보의 경우 지금까지 PC통신 서비스와 인터넷 웹사이트 구축 등 기본적인 모양새만 갖춘채 별다른 대민사업을 벌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을 위해 주2회씩 3만부나 발간하는 정보전문지는 엉뚱하게도 물건 사고팔기, 부동산 광고 등 생활정보지로 변질돼비난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국가예산으로 지난94년과 95년 구미, 영덕, 안동, 경주 등 4개 지역에 법인형태로 만들어진 지역정보센터도 활동이 극히 미미해 예산지원이 끊기자 문을 닫을 지경에 놓였다. 지역정보센터는 지역에 따라 연차적으로 모두 1억1천만~1억3천만을 지원받았으나 방만한 운영과 해당 시군의 무관심이 겹쳐 PC통신 서비스 개설 외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PC통신 서비스도 초기에는데이터 베이스를 성실히 구축해 지역민들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갈수록 자료제공에 소홀, 현재는 껍데기만 남아 몇몇 이용자들의 대화방으로 전락했다.

이에 대해 관련전문가들은 "예산만 지원하면 그만이라는 지자체나 정보통신부의 사고방식부터 고쳐야 할 것"이라며 "실무자들도 틀에 박힌 사업에서 벗어나 지역민들과 가까이에서 정보화를 추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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