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 전문대학이 앞다퉈 '전문'이란 말을 빼거나, 뺀 자리에 '정보'니 '테크노'니 하는단어를 덧붙어 교명을 바꾸고 있다. 현대는 전문가가 우대받는 세상이니 오히려 '전문'이란단어를 자랑해야 할텐데 일부러 빼는 것을 보면 시대에 역행한다는 느낌도 든다.그러나 이름을 바꾸고도 바꾼 이름에 걸맞는 사회적 위치를 획득하지 못한다면 결국 바꾼이름도 별볼일 없어지게 된다. 일전에 '청소부'가 듣기 거북하다고 '환경미화원'으로 바꿨지만 현재 누가 이 직업을 예전보다 더 높이 평가해주는가. '운전수'의 자부심을 높여준다며 '운전기사'로 바꿨고 이것도 모자라 '운전기사 양반'으로까지 격상해도 직업 운전자의 자부심이 높아졌는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말나온 김에 예를 더 들어보자. 예전엔 초등학교 성적을 '수우미양가(秀優美良可)'로 매겼다. 이 등급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나쁜 뜻이 있는가 묻고 싶다. 뜻이야 모두 좋다. 그러나 나쁜 성적에 '양'이나 '가'를 주다 보니 글자 본래의 좋은 뜻은 온데간데없다. '교수'와 '교사'도 보자. 뜻으로야 '교사(가르치는 스승)'가 '교수(가르쳐주는 사람)'보다 더 좋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누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듣기좋고 부르기 좋은 이름을 붙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름에 걸맞는 실질이 따르지 않는 한 이름은 한낱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교명 변경 못지않게 전문대의 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인숙(경북 경산시 진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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