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大깨기-정계개편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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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서한샘의원 등의 29일 국민회의 입당을 계기로 영입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와 마포 당사에서 각각 간부간담회 등을 갖고 추가 영입 방안과 함께 야권 반발에 따른 향후 정국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붕괴라는 영입작업의 1차적인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선 이제 6석만 이탈시키면 된다. 사실상 카운트다운 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즉 서의원을 비롯, 이성호(李聖浩), 김인영(金仁泳), 서정화(徐廷華), 이강희(李康熙)의원 등이 지난 28일 탈당함에 따라 한나라당 의석은 1백52석(서울시장 출마에 따른 최병렬의원 사퇴까지 전제)으로 줄어들었다. 국회의석이 총 2백93석이란 점을 감안할 경우 과반수보다 5석이 많을 뿐이다.이와 관련, 국민회의측은 이번 주중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물론 강원 등의 한나라당의원5명이상이 추가로 탈당할 것이라며 거야(巨野) 붕괴는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장담하고있는 모습이다.

자민련 역시 충남청양.홍성출신인 이완구(李完九)의원을 비롯, 강원지역 의원 2~3명과 접촉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여권측 의도대로 영입작업이 이뤄진다 해도 곧바로 여대(與大)정국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회의가 탈당한 의원 5명을 입당시키면 84석이고, 여기에 자민련의 46석을 더할 경우 1백30석에 불과한 만큼 과반수를 넘기기 위해선 최소한 17석이 필요한 것이다. 이같은 분석은 결국 8석을 갖고 있는 국민신당과 무소속 3명이 향후 정국 현안 등을 놓고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이 하루전 부산.경남권에서의 지방선거 후보 공천문제와 관련, 국민신당과의 연대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상황에 따른 것이다.때문에 궁극적으론 여대야소 정국을 지향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시점은 6월 지방선거이후가 될 것이란 게 여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방선거에서 자민련과의 연대를 통해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 낸뒤 정계개편의 기폭제로 삼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여권은 동시에 야당파괴공작이란 한나라당측 공세에 논평 등을 통해 맞대응하고 있다. 국민회의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은"한나라당의 탈당은 민심이반에 따른 필연적 결과"라며"초강경투쟁으로 나서는 것은 시기와 방법에 있어 졸렬하기 짝이 없다"고 맹비난했다.〈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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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7명의 의원들이 떠나간 한나라당에서는 추가 탈당예상자의 명단이 그럴듯하게 나돈다.여전히 20명에 가까운 명단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출신은 10여명으로추가탈당예상자의 60~70%를 차지하는 수치다.

여기에다 충청과 강원지역 출신의 3명까지 합하면 사실상 추가탈당 예상자의 대다수가 서울.수도권 내지 중부권 출신들인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나라당의 서울.인천.경기.충청.강원지역의 지지기반이 급속하게 붕괴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즉 이 지역에 기반을 둔 당내 계파 보스들의 영향력도 그만큼 축소될 전망이다.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분류돼 첨예하게 대립해 온 한나라당의 당권싸움에 새로운 변화의 소지가 여권의 한나라당의원 영입사태로 빚어진 정계개편의 흐름 속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즉 당내 경쟁에서 다수파는 머리숫자로 대표되는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고 소수파는 국민신당 등 당외 세력과의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세력재편은 정치권의 새판짜기로 발전할 소지도 안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당장 타격이 예상되는 쪽은 경기도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한동(李漢東)부총재와 서울 등 수도권출신 초.재선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김덕룡(金德龍)부총재 측이다. 이들 세 사람은 자파소속 의원들을 다수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 심증적으로도 주요한 지지기반이 허물어지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붕괴가 시작된 인천.경기를 주요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이부총재의 경우 연일 자파 소속의원들에 대한 단속작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부총재도 예외가 아니다. 김부총재가 국민신당과의 연대를 모색하려는 것도 최근 사태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이명예총재의경우는 탈당사태가 서울까지 번질 경우 여권의 영입대상인 개혁성 초.재선을 주요 기반으로하고 있어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대구.경북과 민정계 중진들을 기반으로 한 김윤환(金潤煥)부총재와 주로 원외위원장을바탕으로 한 이기택(李基澤)부총재는 지지세력을 큰 이탈없이 유지할 수 있어 당권경쟁에서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두 사람이 다른 보스급들에 비해 느긋한 것도 이 때문이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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