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잇단 유감 표명-"실컷 공들여 놨는데..."

야당의원들의 영입과 관련해 자민련이 국민회의측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등 정계개편을둘러싸고 여권내에 갈등기류가 증폭되고 있다.

국민회의에 대한 자민련의 불만은 29일 서정화(徐廷華), 이성호(李聖浩)의원 등 인천.경기지역 의원 5명이 국민회의에 입당하면서 불거졌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우리와 더 긴밀하게 접촉한 의원들이 국민회의로간 것은 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라며 국민회의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털어놨다. 박총재는 이어 "정계개편과 당세 확장은 순리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총재가 이날 국민회의에 대해 이처럼 강도높게 불만을 표시한 것은 자민련의 그동안 분위기를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수도권 공천자 확정과정에서 경기지사를양보하면서 까지 인천의 최기선(崔箕善)시장 영입을 고집한 것도 다 이들 의원들의 자민련행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그동안 자민련이 오래전부터 설득해 자민련 입당을 약속받은 의원들을국민회의가 중간에 좋은 조건을 제시해 가로채 갔다는 불만들이 적잖게 표출돼왔다.특히 자신의 총리인준안 처리를 위해 한 석의 의원 수라도 더 늘리려는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입장에서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리서리는 이날 아침 주양자(朱良子)복지부장관의 후임자 선정을 위해 박총재와 조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이같은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김총리서리가 광역단체장 후보공천 배분과정에서 경기도를 포기하고, 인천을 선택한 것은 당세확장 차원에서 인천지역 의원 영입의 부수효과를 노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아는 일이 아니냐"며 김총재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탓인지 그동안 JP와의 갈등으로 야당의원 영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박총재도정계개편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박총재는 이날 대구 달서갑과 구미갑지구당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여당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도 수(數)가 있어야 한다"며 정계개편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총재는 특히 최근 입당해 이날 개편대회를 가진 구미갑의 박세직(朴世直)의원을 예로 들면서 "제2, 제3의 박세직이 경북에서 나올 것"이라며 대구.경북 한나라당 의원들의 영입에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로 볼때 수도권 의원들의 국민회의 입당으로 시작된 양당간의 신경전은 향후한나라당에서 추가 탈당의원들이 발생할 경우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李相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