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구조조정 우선순위·일정 '분명히'

김대통령은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경제회생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밝혔지만 가장 강조한 것은 구조조정이었다. 이를 위해 그동안 논란이 벌어졌던 구조조정의 우선순위와 일정도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개혁과 고통을 피하려면 사정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기업이 개혁을) 안 하고는 넘어가지 못한다"고못박았다. 일정도 "이달말까지 우량·부실기업을 구분해 안되는 기업은 도태시키고 은행도다음달중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구제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

금융과 기업의 개혁이 첫 단추가 되어야 하며 그 속도도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으로 구조조정의 우선순위와 방법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들어가는 막대한재원의 마련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어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구조조정의 추진 과정에서 야기되는 실업 증가 등의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이 정리해고를 수반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서는 적은수가 희생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득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어떻게 노동자 개개인의 생계회복과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설명도 부족했고 실업증가에 따른 당장의 노동자들의 반발을 무마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도제시하지 못해 보기에 따라서는 노동자들에 대한 일방적 희생의 강요로 비쳐질 수도 있었다.

또 "올해 7조9천억원의 실업대책 재원이 모자라면 1조~2조원을 더 투입하겠다"고 한 실업대책도 현재 실업재원 마련을 위해 판매중인 고용안정채권이 극히 부진한 판매실적을 보이고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1~2조원을 더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IMF관리체제속에서도 소외받고 있는 농촌에 대한 배려는 더욱 없었다. 물론 금융과 기업의개혁이 발등의 불이기 때문에 다른데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고 하지만 이날 김대통령이 밝힌 농촌대책은'무대책'에 가까운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여러가지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경제회복에 대한 대통령의 자신감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안도감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앞으로 1~2년간은뼈를 깍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고 특히 올해는 정말 고생해야 한다"며 현재 위기의 실상을솔직히 고백한 것도 고통분담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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