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새서식지 대구 고모동 팔현마을

최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대구시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앞 도로건설 계획에 대해철새 서식지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반대하자 마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서 향후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대구경실련측은 팔현마을앞 도로가 철새 서식지 부근을 통과하게 돼 이를 우회해 건설해야하며 철새 서식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 환경을 살리면서 주민들의 생활편의도 고려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경실련은 대구시의 기존 도로건설계획이 소중한 자연환경을 파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라며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YMCA등 다른 시민 환경단체와 함께 생태공원 조성을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경실련이 이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은 팔현마을 철새 서식지가 우리나라 도시지역중 보기드문 자연생태 환경을 갖추고 있어 보호가 필수적이며 생태공원 조성으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

팔현마을 철새 서식지는 마을 배후에 금호강 습지가 있어 어류등 철새들의 먹이가 풍부할뿐 아니라 개발이 되지 않아 자연경관도 뛰어난 편. 오랜 세월동안 개발에서 소외돼와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지만 생태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망대를 설치하고 철새 먹이터를 만드는등 생태공원을 조성할 경우 지금보다 많은 철새가날아들게 돼 철새 관람객이 몰리게 되고 이들을 겨냥한 편의시설을 운영, 주민들의 수익을늘릴 수 있게 된다.

대구경실련은 일본의 대표적인 철새 서식지인 이즈미시가 생태공원을 만들어 유명한 철새관광지가 된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즈미시는 행정당국과 주민이 합심해 철새가 살기에편안한 환경을 조성, 수천마리의 철새가 찾아오게 되자 연간 50만명의 철새 관광객이 몰려들어 일약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소도시. 우리나라에 오던 철새들도 서식환경이 파괴됨으로써 이즈미시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태계 보고인 우포늪이 있는 경남 창녕군도 극적인 변화를 거쳤다. 당초 우포늪 인근 주민들은 지역 개발에 저해된다며 환경보호론자들의 우포늪 보존운동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했으나 우포늪을 보려는 외지인들이 몰리면서 서서히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은 창녕군민전체가 우포늪을 보존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우포늪을 중심으로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자는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대구경실련은 팔현마을 철새서식지 생태공원 조성에는 주민들의 강렬한 반대와 행정기관의무관심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팔현마을 주민들은 단순한 생활불편을 넘어선소외의식을 벗어던지기 위해 기존 계획대로 도로가 건설되기를 요구하고 있고 행정기관은주민들의 요청을 빌미삼아 경실련의 주장을 묵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실련 민영창사무처장은 "시민단체가 생태공원 조성과 관련,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자하는 것은 아니다"며 "행정기관이 주민들의 생활을 고려하면서 환경을 살리는 방안에 관심을 가져야 주민들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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