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빚만 갚아주시면 어떤 일이라도

1천만원만 주시면 어떤 일이든 하겠습니다

최근 지역의 생활정보지 등엔 1천만~3천만원을 선불로 주면 일정 기간 동안 어떤 일이든 시키는대로 하겠다는 직장인들의 절실한 취업호소문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한때 자동차 영업사원이었던 박모씨(31)는 최근 한 생활정보지에 3천만원만 주면 직종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올해초 보증을 섰던 친구가 부도를내고 잠적, 3천여만원의 빚을 고스란히 짊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빚 독촉을 감당하지 못한 박씨는 승용차 판매량이 지난해의 절반도 안돼 소득이 대폭 줄어든데다 조만간 실시될 정리해고를 피해나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며 '극단적인 선택'을하게된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시내 모음식점에서 요리사로 일하고있는 김모씨(33)도 박씨와 비슷한 경우.김씨는 지난달 교통사고를 내 합의금 1천만원을 시급히 마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난해까지 월 2백만원의 소득을 올렸던 김씨도 올들어 감봉을 당한데다 금융기관의 대출도 제대로 되지않자 '1천만원 필요. 무슨 일이든 가능'이라는 광고를 정보지에 게재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PC 통신에도 최근 소정의 금액만 지불하면 하루 혹은 1주일 단위로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문구와 무선호출기 번호가 함께 기입된 게시물이 다수 올려져 절박한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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