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소년 조직폭력배를 "움직여 살아 숨쉬는 흉기"라고 진단했던 어느 강력사건 담당검사의 말이 새삼스럽다. 그리고 "한번 깡패는 영원한 깡패"라는 지적처럼 학교 폭력은 정부가 아무리 결연한 의지로 폭력과의 전쟁을 수행해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잔인해져가는 느낌이다. 학교당국과 수사당국은 '숨쉬는 흉기'들에 드디어 손을 들고 말았는가. 울산시의 한 중학교에서 29일 발생한 학교건물내에서의 이 학교 3년생의 투신 자살사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자살 동기가 같은반 급우들로부터 자기 패거리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2년간이나 몽둥이로 때리고 물고문을 가하는 등 갖은 폭력과 괴롭힘을 당한 때문이란게 다른 학우들의 증언이다. 죽은 학생의 지옥같은 학교생활은 상상만해도 소름이 끼친다.학교안에서 성인범죄조직 뺨칠 정도의 폭력과 린치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그 사실을 목격한다른 학생들이 공포에 질려 말을 못했을 지경이라면 도대체 그학교 교사들은 눈을 감고다녔는지 묻고 싶다. 교사들의 학생들에 대한 지도 감독 능력이 이런 수준이라면 어느 학부모가자기 자식을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수 있겠는가. 이미 청소년 전문기관의 조사로는 청소년폭력의 63.3%가 학교안에서 일어나고 가해자의 43.4%가 같은 반 학생으로 밝혀진 바 있다.학교 폭력에 대해 수사당국과 학부모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교사의 비상한 관심과 집요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교사들은 이같은 폭력이 방치되면 다른 일반 학생들에까지 정신적 장애를 일으켜 종래는 교육자체가 일그러지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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