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개편 이후 등장한 일부 TV 프로그램이 시청률만을 의식한 구성과 소재 선택으로 '질의저하를 낳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오락이나 교양,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장르에서나타나고 있어 방송의 기본적인 품위마저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지난달 25일 밤 방송된 MBC-TV의 신설 프로그램 '김국진 배용만의 21세기 위원회'에서는진행자들의 지나친 반말과 품위없는 고성이 방송 내내 오갔다.
진행자들이 서로에게, 방청객에게 툭하면 반말을 해댔고 시정잡배들이나 나눌만한 저급한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중심이 됐다.
방청객들이 '에이~' 하며 보조진행자에게 야유를 퍼붓자 '애라니, 내가 왜 애야, 우리 애가8살인데...'라고 응수하고 신혼인 진행자와 동료진행자는 '밤에 뭐했어', '가족계획했다', '가능한가?' 등의 성적 농담들을 큰소리로 주고받았다.
역시 25일 밤 방송된 SBS-TV '추적 사건과 사람들'도 방송에는 적합하지 않을 만큼 끔찍한 화면들을 내보내 PC통신에 항의가 올라오는 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낙태문제를 다루면서 한 폐업한 산부인과 병원을 찾아가 병에 담겨 방치돼 있는 태아를 뚜렷이 알아볼 수 있을 화면으로 보여줬고 심지어 온몸이 찢긴 태아의 모습도 내보냈다. 또아이를 낳은 한 10대 소녀가 병원에서 부모에게 전화를 하며 '여기 친구집이야', '목이 좀갔어' 등의 이야기를 태연하게 하는 장면도 시청률을 위해 연출한 흔적이 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주말 연속 방송된 SBS '주병진의 데이트라인'은 시청자들에게 '뉴스냐, 토크쇼냐'하는의문이 들게끔 했다.
SBS의 신설 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도 첫 방송에서 스쿠터를 불법 개조한 차량을 보여주면서 '신기하다', '귀엽다' 등의 표현을 남발, 시청자들로부터 '차량을 마음대로 뜯어고쳐도 되는구나' 하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었다.
KBS-2TV가 지난달 24일 방송한 '일요일은 즐거워'는 공포를 느꼈을 때 인체에 일어나는변화를 실험한다며 연예인들을 강제로 놀이기구에 태웠다. 이때 여자 탤런트 김현주는 심장박동이 1분에 2백40까지 올라가는 등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한 시청자는 "방송의 사회적 책임이나 품위는 생각하지 않은 채 무조건 시선을 끌어보려는제작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체성도 생각하지 않은채 프로그램을 급히 만들다 보니이런 일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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