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정계개편 발언-한나라 지역의원 반응

'희망사항'.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구경북세력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연합 정계개편 구상에 대해 지역출신 의원들이 보인 첫 반응이다. 반DJ, JP, TJ정서를 '유감없이'발휘한 6.4지방선거를 계기로 거의 무망(無望)해졌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의 구상은 선거전까지만 해도 그런대로 가능성이 엿보이는 현 정국의 돌파카드로이야기돼 왔다. 그러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역주의의 폭풍이 휘몰아 친 선거판을 둘러보고 상경한 의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정계개편분위기 속에 가장 주목받는 김윤환(金潤煥)한나라당부총재 역시 "여권 혼자만의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김부총재는 당면과제를 지역연합보다는 한나라당의 체제 정비나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축한 새 야당 건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각제를 매개로 한 정계개편도 분명한 담보없이는 실현 불가능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괜히 호남.충청세 밑에 대구.경북세가 들어가는 것으로 비쳐서는 지역에서 설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세력과의 공동정권을 주장하는 자민련이 지역에서 급격한 세위축을 보인 이번 선거를 통해 더욱 절감한 듯 하다.

대구선거의 사령탑으로 한나라당'싹쓸이'를 이끈 강재섭(姜在涉)의원도 DJ의 집권을 돕는듯한 지역연합 구도에 동참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주체적으로 만들거나 직접하는 권력이 아니면 지역민들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에서다. 더구나 이번 선거 결과는 그런 생각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강의원은 지역정당의 출현과 지역연합을 통한 연정(聯政)이나 집권세력으로의 편입보다는정비된 견제세력, 수권세력으로서의 건전야당의 건설을 지역민, 나아가서 국민이 더 바라고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른 의원들도 지역정서를 고려, 불가쪽으로 결론을 내린 듯했다. 이상득(李相得)의원은 "지역연합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선거에서 나타난 지역의 정서를 거론했다. 박헌기(朴憲基)경북도지부장도 "여권의 지역감정 해소책이 선행되고 선거구제의 변경등도 뒤따라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지역의 반DJ정서가 선뜻 바뀔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긴 안택수(安澤秀)의원은'절대불가'를 분명히 했고 백승홍(白承弘)의원도"선거에 보여준 지역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하지만 내각제가 매개가 될 경우에 대해서는 의원들 가운데 일부(장영철, 박종근의원)는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또한 지역의 분위기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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