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우체국 여직원들은 요즘 우체국 앞에 놓인 가판대에서 중고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대구우체국이 실업대책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벌이고 있는 이벤트 행사 중 하나인 '중고품 바자회'.
우체국에서는 창구 업무를 주로 담당해온 여직원들. 처음엔 서툴렀지만 이틀만에 '장사'에도인이 박혔다. 장난감.가방.의류.책 등 집에서 아껴 사용하던 물품들을 기꺼이 희사한 동료들과 시민들의 격려 덕분에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를 넘겨 노점 장사를 해도 피곤하지 않다.가격은 품목에 관계없이 5백~1천원. 당초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3천점 정도가 출품됐고 이틀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실업문제에 관한한 모두가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에 실업기금 마련 바자회가 성황을 누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직원들은 IMF 이후 자신들이 아는 직장인들 중에서도 10명 중 3, 4명 정도가 직장을 잃었다고 말했다. 곧이어 금융기관과 대기업에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실시되면 더 많은 사람이 거리로 밀려 나올 것이다. 심지어 예전엔 안전한 직장으로 주변의 부러움을 샀던 우체국도 이미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을 여직원들은 안다.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임희은씨(31.여)는 "이벤트 행사로 마련할 수 있는 기금이 실업문제 해결엔 터무니 없이 적은 금액이란 것을 알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아픔이라도 나누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퇴근길, IMF 이후 대구지역 실업자들의 '메카'가 됐다는 감영공원을 지나면서 벤치에 힘없이 앉은 사람들의 수가 하루하루 늘어가는 것을 지켜봐야하기 때문인지 대구우체국 직원들은 실업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구우체국은 중고품 바자회에서 모인 실업기금을 13일 맥향찻집에서 열리는 일일찻집 행사에서 모인 성금과 함께 언론사에 기탁, 실업자 지원금으로 사용케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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