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5개 기업 퇴출-2차 구조조정 전망

오는 7월까지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3대 그룹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이외의 사업교환과그룹 해체 등의 충격적인 재계 뉴스가 잇따를 전망이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18일 퇴출기업 발표에 즈음한 기자회견을 통해 산업정책 차원에서의 대기업간 사업교환, 그룹해체를 포함한 2차 구조조정을 강력히 밀어붙일 방침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위원장은 또 "이번 퇴출기업 선정은 재무제표와 거래은행들의 여신관련 자료만을 토대로했기때문에 사업성없는 기업들도 그룹의 내부지원으로 퇴출을 모면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내부거래 조사를 통해 이런 기업들을 가려내 정리하겠다"는의지도 표명했다. 그 시기는 7월말까지로 못박았다.

이런 발언을 감안하면 당장 수익을 내지도 못하고 장래성도 없지만 그룹 총수의 의지 또는그룹경영전략에 따라 존재할 수 있었던 기업들이 발붙일 곳은 없어지게된다. 현재 '삼각 빅딜'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자동차, 반도체, 유화 뿐만이 아니다. 조선, 가전, 철강, 중장비, 유통, 건설 등 과잉·중복투자로 도저히 사업전망이 없는 가운데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업종은 얼마든지 있다. 이런 분야의 업체들이 퇴출되는 운명을 피하기 위해서는자발적인 빅딜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따라서 당장 재벌그룹들간에 사업성 없는 업체들을맞바꾸기 위한 탐색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또한 5대 그룹밖의 6~64위권 재벌그룹들의 경우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수익전망도 불투명한 그룹들은 핵심 계열사만 남기는 단일업체로 축소되거나 그룹 주력사가 퇴출돼 공중분해되는 두가지 가운데 택일을 해야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그룹해체는 협조융자를 받은 동아그룹과 이번에 주력기업 4개가 퇴출대상으로 선정된 한일그룹이 이미 사실상 겪고 있는 과정이다. 동아그룹의 경우 동아건설을 제외한 전계열사의처분계획이 발표된 바 있고 소유주가 주식 및 경영권을 포기하고개인소유 부동산도 헌납해이번 퇴출대상에서는 동아엔지니어링 한곳만 포함되고 나머지는 빠질 수 있었다. 그러나 퇴출기업 발표직전까지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을 모색하던 한일그룹은 주력인 한일합섬,진해화학, 남주개발, 신남개발 등 4개 업체가 퇴출대상으로 선정돼 극적인 돌파구가 없는 한공중분해의 운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협조융자를 받고 있거나 주력기업의 부실로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및 수익구조가 열악한 나머지 그룹들 가운데서도 동아 또는 한일그룹의 전철을 밟게 될 기업이 상당수 등장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각 재벌그룹들이 퇴출의 운명을 피하기 위해 유행처럼 추진했던 외자유치에 대해서는 정부가 곱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이위원장은 "외국자본을 유치해 살아남는다해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과잉·중복투자, 이로인한 자원분배의 왜곡 등 문제는 남는다"고지적했다. 이위원장은 "이에 반해 빅딜은 생산시설을 경쟁력있게 전환할 수 있으며 국내업체들간 과당경쟁 문제가 해소된다. 어느방안을 택할것인가"고 반문했다.

결국 사업성 없는 계열사를 안고 있는 재벌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많지 않게 됐다. 5대 재벌 계열의 대규모 사업체는 빅딜, 나머지 계열기업군들에게는 재벌구조의 해체가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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