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대건중학교의 '부자캠프'

청소년비행은 부자간의 대화부족이 가장큰 원인.

바쁜 생활에 쫓기다보면 부자(父子)간의 대화를 소홀히하는 가정이 많다.

대건중학교(교장 노대수)는 부자간의 대화의 장(場)을 열고 학교와 가정을 잇는 '부자캠프'를 마련했다. 중.고교서 이런 모임을 갖기는 대구에서 처음. 참가신청을 한 1백20명의 학생들은 20일 아버지와 함께 학교운동장에서 1박2일 동안 짧지만 뜻 깊은 캠핑에 들어갔다.월성천주교회 신도, 평화발레오 직원 10여명은 아버지가 없는 학생들의 '대부(代父)'로 참가했다.

하루전인 19일부터 대건중은 처음 시도하는 부자캠프의 준비로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도조금 들떠 있었다. 10여명의 대부들도 학교를 찾았다. 순호(1년.가명)의 대부인 윤세구씨(50)는 "결연을 맺은 순호와 몇 번 만나긴 했지만 하루밤을 같이 보내면 정이 더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순호도 "지금까지 아저씨로 불렀는데 오늘부터 아버지로 부르고 싶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은 아버지와 함께 밥도 해먹고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면서 경제한파로 잃어버린 웃음도되찾을 것이다. 학교에 한 번 갈 기회가 없었던 아버지들. 아들이 쓰는 책걸상을 만져보며색다른 부정(父情)을 느끼지 않을까. 밤 새도록 얘기꽃을 피우며 아버지와 아들만의 '비밀'을 만들어 간다.

캠프의 절정은 편지주고 받기 시간. 아버지는 성적때문에 무섭게 자식을 나무랐던일, 대화시간을 자주 갖지 못해 미안했던 일, 위엄만 찾으려 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고 학생들은 부모님 걱정을 샀던 일 등을 뉘우치는 편지를 쓴다. 아버지와 아들이 주고 받은 편지는 읽은뒤 한줌의 재로 만든다. 마음을 새롭게 하자는 의미. 캠프가 끝나는 다음날에는 아버지와 아들은 손을 꼭 붙잡고 가슴 뿌듯한 정을 느껴 볼것이다. 구자호교감(56)은 "부자간의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고 학교와 가정을 잇기 위해 캠프시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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