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위군 공무원 만학열기 후끈

대학생 공무원들이 만학(晩學) 열기를 확산시켜 지역의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물꼬는 군위군 김광기부군수(56)가 텄다. 지난 95년 부임한 뒤 직원들의 견문 및 행정실무능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영진전문대 최달곤이사장을 무작정 찾아가 "공무원들이더 넓은 세상을 알게 해달라"고 간청, 즉석에서 입학 결정을 흔쾌히 받아냈다.지난해 김부군수는 계장 8명과 함께 행정학과에 등록한 뒤 먼길임에도 결석 한번 않고 성적도 모두 상위권을 달려 교수들을 감동(?)시키고 있다.몇몇 학생들은 내친김에 내년에 한국산업대 경찰행정과 등 4년제 대학에 편입할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올해 입학 신청자가 무려 43명으로 늘자 영진전문대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아예 군민회관에 행정학과 현지 캠퍼스를 마련했다. 군위군과 읍·면 직원 5백30명의 10%인 52명이 대학생이 된 것.

만학열기 확산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농협·전화국·한전 직원들과 일부 자영업자도내년에 이 대학 입학을 희망하고 있어 대학측이 학급을 늘려야 할 형편이다. 인근 의성군직원들도 이에 자극받아 올초 41명이 영진전문대 행정학과에 등록했다. 집단 만학은 지역과가정의 분위기까지 바꿨다. 퇴근후 소줏잔을 기울이던 이들이 술을 끊었는가 하면 아버지가공부하니 자녀들도 덩달아 공부에 열심이다. 홍복순민원계장(42·여)은 "힘들지만 배움의 즐거움을 새삼 느껴 행복하다"고 했다. 유영택병무계장(40)은 "집안이 공부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자식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특히 술을 끊어 아내가 좋아한다"고즐거워했다. 〈군위·張永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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