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론의 입론자로서 오랫동안 '분단모순'에 매달려온 문학평론가 백낙청(白樂晴·60·서울대 교수)씨가 새 비평집 '흔들리는 분단체제'(창작과 비평사 펴냄)를 내놓았다.80년대의 '분단모순론'에서 발전된 '분단체제론'으로 학계·비평계에 활발한 토론거리를 제공했던 94년의 '분단체제 변혁의 공부길'이후 씌어진 글들을 모아 엮은 이 책에서 저자는최근 남북이 함께 겪고 있는 위기가 "북은 물론 남에서도 분단체제가 굳건히 유지되던 상황에 맞춘 체제운영 및 발전모형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데 따른 본질적인 위기"라고 분석한다. 이는 "분단체제의 흔들림"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분단체제의 골격을 제시한 '분단체제 극복운동의 일상화를 위해'를 비롯해 IMF사태 이후 새로 집필한 'IMF시대의 통일사업', 분단체제의 개념과 변혁론에 대해 상론한 '김일성 주석 사망 직후의 한반도 정세와 분단체제론' 등 11편의 글이 실려있다.남북 통일은 "분단체제의 급격한 붕괴로 인한 파국은 피하면서 남북민중의 삶을 향상시키는획기적인 진전을 뜻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는 이를 위해 국가연합같은 복합국가를통일이후의 국가체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같은 통일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민중의 주도성이 최대한 발휘"되어야 하는만큼 통일운동은 일상생활에 밀착, 노동운동·환경운동·여성운동 등 사회운동과도 결합해야 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분단체제를 논의하면서 IMF사태를 예견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는 저자는"IMF사태는 당연히 통일운동의 환경도 크게 바꿔놓았다"고 본다.
남한의 경우 이른바 '선진화'의 실패가 분단체제와 직결된 것이라면 선진화 자체를 위해서도 분단체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것.
그러나 자신의 입장을 '중도주의'로 규정하는 저자는 자본주의 세계시장 속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과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당면과제를 도외시한 이상주의를 경계한다.
"당장은 경제회생에 치중하되 좀더 길게는 그 회생의 내용을 분단체제 극복사업의 진행에두고, 더욱 긴 눈으로는 한반도의 원만한 통일을 거쳐 획기적인 문명전환에 이르는 길을 내다보는 우리 고유의 IMF대책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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