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근본적 사회보장제도

우리나라는 지난 30여년간 '고성장·저실업'시대를 보내왔다. 그동안은 안정된 고용을 통한개인소득의 증가와 가족의 연대감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큰 사회적 혼란없이 안정된 사회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IMF관리체제에 들어선 이후 소득감소와 더불어 대량실업사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실업상태는 우리 사회에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고실업 문제는 오늘날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이는 자동화와 세계화라는 강력한 신기술혁명이 대부분의 생산과정으로부터 인간의 노동을 체계적으로제거하는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볼때 우리의 고실업 구조는 IMF체제 이후에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고성장·저실업' 사회를 전제로한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는 더이상 사회적 안전망의 구실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우리 사회는 지금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국가사회보장제도의 확립과 새로운 차원의 일자리 창출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사회보장제도의 혁신, 즉 사회적 안전망 구축은 대량실업이라는 경제·사회적위기속에서 이루어져 왔다. 미국 사회보장제도의 기초가 된 1935년의 '사회보장법'은 대공황으로 인한 대량실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였고, 복지유럽의 전형이 된 영국의 '베버리지보고서'도 2차대전이후의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구상되었던 것이다.정부는 더이상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대책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범정부적 차원에서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사회복지청사진을 제시하고 국민적 공감대속에서 이를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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