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재선 독자세력화 발길 분주

여야의 초.재선의원들이 독자 세력화를 본격 모색하고 있어, 정치권 개혁 및 정계개편으로치닫는 현 정국과 맞물려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민회의의 경우 25일부터이틀간 제주도에서 갖게 되는 당내 '푸른정치 모임'의 정치개혁 관련 세미나를 계기로, 한나라당에선 하루전의 '희망을 여는 정치연대' 발족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물론 이들이 과연 독자세력화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예단하기가 어렵다. 특히한나라당의 경우 계파에 소속돼 있는 초.재선 의원들이 희망을 여는 정치연대(이하 희망연대) 발족식에 예상밖으로 대거 참여한 데서 엿볼 수 있듯 당내 중진급들의 견제 또한 적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기남대변인과 김민석 설훈의원 등 20여명을 회원으로 한 푸른정치 모임은 이번 세미나에서 정세분석과 정치개혁, 소장파 의원들의 역할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게 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6일 지방선거 당선자대회를 통해 총체적인 개혁을 위해 당내 개혁세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데 크게 고무됐음은 물론이다.

때문인듯 이들은 세미나에서 현 정부의 각종 개혁정책을 도마위에 올려 놓고 당의 역할 등에 대해 비판적 시각에서 난상토론을 벌이고 있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대통령만 바뀌었을뿐 여당은 과거와 달라진 게 없다", "당 지도부가 머리만 많지 무력하다"는 등 지도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세력화 움직임이 모임 주최측 주장대로 철저히 독자적이라고 보기는 당내 사정상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즉 핵심 지도부와의 사전 교감아래 정치개혁이란 기치를 명분으로 추진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나라당의 희망연대 역시 지난 24일 창립대회를 통해 지역과 파벌중심의 구시대 정치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펼칠 것을 다짐했다. 탈 계보정치를 통한 정치권의 세대교체론을 선언한 셈이다.

그러나 당초 예상을 깨고 중도파는 물론 당내 각 계파에 소속된 의원들도 30여명이나 참석,그 취지는 첫날부터 퇴색될 우려에 처하게 됐다. 지난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도'10월회'등의 개혁모임이 창립됐으나 계파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화돼버렸던 전례도 있었다. 즉 이번 모임 발족과 관련해서도 각 계파 보스들이 오는 8월 당권경쟁을 앞두고 이들의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우지않을 수 없는 만큼 소속 의원들을 통해 이 모임의 독자세력화를 막는 동시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려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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