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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노동운동 1세대 4명 돼지갈비집 사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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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머리띠와 돼지갈비'

한때 지역에서 거물급 노동운동가로 알려졌던 김종원씨(33)가 대구시 북구 침산동 골목시장에 '동경숯불갈비' 2호점을 내던 19일, 과거 이름난 노동운동가 4명이 다시 모였다.'대구 노동운동 1세대'로 지난 89년 대구지방노동청 점거농성을 기도했던 김종원, 홍성표(36), 김진덕씨(41)와 지역 모 섬유회사에서 노조활동을 하다 구속당했던 김교정씨(33).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돼지갈비집 사장님이다.

과거의 노동 운동가들은 동고동락하던 노동운동 시절의 경험을 되살려 지난 95년 '호박터' 체인을 설립했다. 종원씨의 '동경'도 상호는 다르지만 '호박터' 체인의 가맹점. 진덕씨의 '호박터 식품'을 통해 고기와 부식을 공동으로 대량 구매, 돼지갈비 가격을 1인분 2천원에 맞췄다. 예전엔 '노동투쟁전략'에 대해 격론을 벌였던 회의가 지금은 갈비양념 제조법을 연구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다행히 영업은 IMF 시대에도 아랑곳 없이 호황. 비산동.성서.칠곡 등 노동자와 서민들의 주거지에 돼지갈비집을 열고 '박리다매'한다는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들 '돼지갈비 사장님'들이 모든 시간을 돈벌기에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는 대구시 서구 비산동 대구노동정보도서관은 지역 노동자와 자녀들에게 노동 관련 정보와 쉼터를 제공하는 장소로 이미 자리를 굳혔다.이들은 앞으로 PC통신에 노동운동정보 통신망을 구축, 현실과 괴리되지 않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노동운동 방향을 제시하고 운동기금도 모아나갈 계획이다.

사장님이 된 노동운동가들. 이들이 작업장과 농성장에서 구호를 외치며 이마에 둘렀던 붉은머리띠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돼지갈비로 모습을 바꿨지만 정의롭고 희망찬 세상을 갈구하던 노동운동의 꿈은 오늘도 핏속에 살아 숨쉰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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