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회의 총무경선 개운찮는 불발

당내 '반(反)동교동 정서'의 기류를 말해줄 것으로 관심을 모았던 국민회의 원내총무 경선은 '동교동계'의 판정승으로 싱겁게 결말이 났다.

'동교동계'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한화갑(韓和甲)총무직무대행에 도전장을 던졌던이윤수(李允洙)의원이 29일 정견발표 도중 경선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의원은 정견발표를 위해 연단에 선뒤 동교동계를 겨냥한 강도높은 비판을 퍼부어 끝까지경선에 임하는듯 했으나 정견 말미에 경선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의원은 "총무를 미리 정해놓고 경선을 해서는 안된다. 이같은 풍조로 인해 선배의원들이경선의사를 밝혔다가 도중에 주저앉고 말았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내가 한의원의 상대가 될 수 없지만 그래도 경선에 나온 것은 잘못된 당의 풍토를 고치기 위한 것"이라면서 "많은 의원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못하고 있고, 소외감을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의원이 "오늘 아침 14명의 선배·동료의원들이 충고의 말을 해줬다"면서 "그 뜻을존중, 경선을 포기한다"고 선언하자, 의원석은 다소 술렁였다.

이에 앞서 한의원도 정견발표에서 "내가 동교동사람이라고 하는데 나는 동교동의 일원이지동교동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힘이 보태져 모두 의원이 됐다는점에서 우리 모두는 동교동 사람"이라며 '반동교동' 정서를 반박했다.

한의원은 "당내에서 특정지역(호남) 출신을 싸잡아 말하지만 수도권의원들도 특정지역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야당을 할 수 있었겠는가"면서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이의원을 겨냥했다.정견발표가 끝난뒤 안동선(安東善)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청첩장까지 돌린뒤 식장에서 결혼 안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당 운영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서라는 변명아래 출마해 놓고 이제와서 그만두는 것은 매명에 다름 아니다"며 이의원을 비난했다.의원들의 술렁임이 계속되자 선거관리위원장인 조순형(趙舜衡)의원은 5분간 정회를 선언한뒤 경선절차를 논의하고 회의를 속개, "특별한 규정이 없는 만큼 공직선거법에 따라 무투표당선 절차를 취하겠다"고 선언해 박수로 한의원을 총무로 선출했다.

이날 경선에는 국무위원으로 입각한 박정수(朴定洙)외통, 박상천(朴相千)법무, 이해찬(李海瓚)교육, 신낙균(申樂均)문화관광장관 등을 포함해 모두 77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한편 이날 경선에 앞서 시내 맨하탄호텔에서는 이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사전 모임을 갖고 경선대책을 논의하면서 일부 의원들에게 '단순한 조찬모임'이라며 참석을 유도했다가 항의를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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