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표류 끝이 안보인다

여권의 차기 국회의장 내정에도 불구, 여야는 단 한차례의 협상도 갖지 못하는 등 파행 국회는 좀처럼 정상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권은 지난 2일 차기 국회의장으로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을 내정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같은 여권의 입장표명이 있었음에도 여야는 이틀동안 단 한차례의 총무회담도 갖지 않는 등 힘겨루기만 계속하고 있다. 여권은 야당에 박의장카드를 받으려면 받으라는 식으로 접촉을 기피하고 있으며 야당도 재.보선에 매달려 원 구성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단지 지난 2일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총무가 국회에서"여권의 국회의장내정은 반의회적인 처사"라며 비난회견을 가진 것이 고작이다.

여야의 이런 평행선 대치로 국회가 당장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측은"후반기 원 구성의 시급성은 인정하지만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을 자신들의 몫이라고 주장하는 한 더 이상의 협상은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게다가 여야 모두 오는 21일 실시되는 전국 7개지역 재.보선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어 후반기 국회 원 구성문제는 자칫 재.보선이후로 미뤄질 공산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속에서도 여야가 조만간 타협을 위한 담판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없다. 후반기 원 구성이 늦어져 국회가 파행상을 면치 못하면서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기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북한 잠수정사건, 5개은행 퇴출 등 굵직굵직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있으나 국회가 제기능을 못하고 장기간 표류상태를 면치 못하자 여론의 질타가 봇물터지듯하고 있다. 특히 국회에는 현재 2백64개의 민생관련 법안과 10개 결의안이 국회파행으로 잠을 자고있는 상태다.

이때문에 여야 내부에서는 타협점으로 여당후보와 야당후보를 놓고 자유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박의장 카드를 내놓은 여당도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표대결을 통한의장선출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표대결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한나라당 내에서 박고문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나라당도 자유투표에 대해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니다. 국회의장 후보를 두고 당내 계파간의견조율 절차가 남아있지만 후보를 단일화할 수만 있다면 해볼만하다는 입장이다. 하총무도 "다른 협상안이 없을 경우 자유투표도 못할 바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자유투표 역시 위험부담이 크다는 내부비판이 제기되고 있어쉽사리 성사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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