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짱.근성으로 엮은 감동 드라마

박세리의 메이저대회 2연승은 '정신'과 '기술'의 만남이 이뤄낸 최고의 합작품이다.박세리가 '그린의 여왕'에 오르는데 절대적인 원동력이 된 정신력은 치열한 승부근성과 남자들도 흉내내기 힘든 두둑한 배짱이 두 축이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천성에 아버지 박준철씨(48)가 심어준 강인한 근성은 박세리 골프의절대적인 요소.

이번대회 4라운드를 마치고 18홀 연장전을 펼쳤으며 이어 서든데스 두홀을 벌일때까지 박세리가 보여준 꿋꿋함은 그의 근성을 잘 말해주는 것이었다.

아마시절부터 라운딩도중에도 그는 자신의 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잠도 자지않고 클럽과씨름하는 일로 숱하게 많은 날들을 지새웠다.

'연습 벌레'가 아니면 감히 정상에 도전할 자격조차 없다는 것이 박세리 골프철학.지난 96년 10월 일동레이크CC. 처음으로 애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등 세계 정상의 골퍼들과 겨룬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박세리는 당당히 3위에 오른 뒤 얼굴이 눈물로 뒤범벅이 됐다.

모두들 처음엔 감격의 눈물로 착각했지만 사실은 '1등을 할 수 있었는데 3등에 그친데 대한억울함(?)'때문이었다.

당시 주위에선 "3등이면 당연히 기뻐해야할 일인데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생각했지만 결국 오늘의 박세리는 그와 같은 남다른 승부욕이 만들어냈다는데 아무도 이견을 달지 못한다.

큰 경기일수록 대담해지는 배짱은 LPGA의 내로라하는 골퍼들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목.

LPGA 챔피언십에서부터 이번 대회 우승에 이르기까지 인터뷰에서 박세리에게 쏟아진 단골질문은 "긴장되지 않느냐, 떨리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대담한 드라이브샷과 침착한 퍼팅 등 메이저대회에서 루키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은 플레이에 세계 골프계가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신'이 토대라면 '기술'은 박세리 골프의 완성품이다.

세계적인 레슨프로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에게 사사받은 후 박세리의 스윙은 더없이 간결해지고 힘이 넘친다.

팽팽한 긴장감이 살아있는 어드레스 자세, 오른쪽 다리가 견고하게 버티고 선 톱스윙, 몸을이용해 스타트해 파워와 안정성을 동시에 살리는 다운스윙, 확실한 체중이동과 왼쪽 다리가고정된 임팩트, 그리고 확실한 피니시.

박세리의 달라진 스윙은 예전의 오버스윙이나 큰 스윙아크를 크게 줄였고 결국 장타력과 정확성이 함께 향상됐다는 평가다.

지난 2월부터 아버지와 리드베터씨의 권유로 시도한 크로스핸드그립도 빼놓을수 없다.왼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이 그립은 93년 마스터스에서 독일의 베른하르트 랑거가 사용해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됐는데 박세리는 평소 약점으로 지적되던 1m이내의 짧은 퍼팅에 큰 도움을 줬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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