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본사에 펼친 사회 문화사업

창간 52주년을 맞은 매일신문은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창간이래 매년 새로운 사회·문화사업을 벌여왔다. 특히 IMF 사태를 전후해서는 눈 앞에 닥친 경제위기를 경고하고 대안을 찾기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신국채보상운동을 기치로 지역 경제를 회복해야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마음이 시민들마음 속에서 우러났던 지난해. 매일신문은 국산품 애용과 같은 전통적 방식에서 지역경제도우미통장 갖기까지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실천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IMF구제 금융시대를 맞아 숨 한번 크게 내쉴 수 없는 상황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금모으기운동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매일신문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던 위기의 역사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하나하나씩 담아냈다.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도 아끼지 않았다. 이웃과 함께 하며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지핀 97~98년의 매일신문을 되돌아본다.

◆신 국채보상운동

국채보상운동 90주년이었던 지난해 3월 매일신문은 '신국채보상운동'을 제안하며 예측 가능한 위험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상품 애용운동으로 시작된 신국채보상운동은1백여개 기관 단체가 참여한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의 본격적인 활동과 함께 이뤄졌다. 국산품 애용이라는 소극적인 활동을 넘어 새마을운동 3백만가족 3조원 저축운동, 중소기업 지원기금 마련을 위한 대구은행의 지역경제도우미통장, 경상북도의 경제살리기 나부터 운동 등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쏟아졌다.

여성계, 종교계, 교육계의 신국채보상운동도 이어졌다. 지난해 10월엔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구성됐다. 경북대 김영호교수(경제학)는 대구가 외채보상운동의 세계적 메카로 거듭나야 한다며 채무국 중심의 협상 테이블인 '대구라운드'를 제안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올 4월 대구상공회의소, 매일신문, 새마을운동협의회 등이 나서 경제살리기 1백만명 서명운동을 펼치며 국민의 힘에 의한 위기 극복의 필요성을 널리 알렸다.

◆금모으기 운동

이미 예고된 위험이 피부로 느껴질 때 쯤 경산에서 건축업을 하던 한 시민이 97년 12월 15일 매일신문에 처음 제안한 것이 금모으기 운동이었다. 나라에서 증서를 만들어주고 국민이갖고 있는 금을 모아 외채를 갚자는 것이 제안의 주된 내용. 한 건의 토막기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였다.

같은 달 29일 한얼정신문화연구소(대구시 남구 대명동)가 시민을 대상으로 처음 금모으기운동을 시작했다. 전국적 규모로 확산된 것은 주택은행이 주도했던 올 1월5일부터다. 당시대구에서만 하루 2백~3백kg의 금이 모였다. 1월말까지 대구시민들이 낸 금은 모두 6t. 경북까지 합치면 10t은 족히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화로 바꾸면 1억달러에 이르는 액수다. 몇사람의 1억달러와 비교할 수 없는 국민들의 자그만 불씨가 경제살리기의 횃불로 살아난 것이다.

◆컴퓨터 보내기

"먹고 입는 것이 소외 아동·청소년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가. 이제는 아이들의 기(氣)를 살리는 것이 절실하다"

지난해 5월 매일신문이 첫 보도한 '잠자는 중고 컴퓨터를 찾습니다'라는 기사는 소외계층에대한 접근 방식을 달리하는 것이었다. 중고생 10명 중 9명이 갖고 있는 컴퓨터지만 소년소녀가장과 아동복지시설 청소년들에겐 꿈같은 이야기였다. 일부 단체에서 이뤄진 중고컴퓨터보내기는 수명을 다한 컴퓨터를 수리해서 건네는 정도였지만 매일신문은 컴퓨터의 질을 한층 높였다. 486급 이상의 컴퓨터를 지난해 60여대 전달했다. IMF의 영향으로 이 운동이 주춤하고 있지만 목표 5백대를 향한 순조로운 항해가 계속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복지단체 등이 나서 '사랑의 컴퓨터 보내기 시민운동본부(752-6046)'를 만들었다. 1백원 나누기 운동을 벌였고 지금은 사랑의 배지 나누기 운동이 한창이다. 여름방학이시작되기 전 586급 펜티엄 컴퓨터를 30~40대 다시 전달하게 된다.

◆책보내기운동

"점심을 굶는 아이를 돕는 것은 아름다움입니다. 하지만 책을 선물하는 것은 지혜로움입니다"

읽을만한 책이 없는 아동시설과 특수학교에 도서를 보급하는 것은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매일신문과 대구시교육청이 후원한 불우청소년 양서보내기 운동(422-5519,754-3500)은 책을 통한 세상 바르게 살기였다. 적게는 10권에서 많게는 2백~3백권씩의 책이전달됐다. 도서 재활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소외 아동·청소년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간다는 공동체 의식이 확산됐다. 거리로 나앉은 실직자와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에게도 도움의손길이 필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미래의 새싹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이 운동은 책보내기운동을 넘어 전시민들의 책읽기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기쁜날 이웃사랑

'기쁜 날 이웃사랑' 캠페인(955-8310, 251-1411~4)은 IMF로 생계 위협을 받고 잇는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운동이다. 밥을 거르는 이웃에 한끼 밥을 전하고 급식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아이들에게 2만~3만원 급식비를 대신 주는 것이다. 전화 한 통화(ARS700-7979)로 사랑을 전하는 공동체 운동인 셈. 지난 6월 초 이웃사랑 전화가 개설된 뒤 하루 3백명 이상의 시민들이 꾸준히 관심을 보였고 2천여명의 회원이 운동 참여를 선언했다.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해 받은 임금을 모두 이웃사랑운동에 기탁한 한 실직자, 하지만 이웃사랑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주부 등이 이 운동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이다.이 운동은 IMF에 따른 실직 위기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되며 지난 달부터 실직과 생활고를겪고 있는 2백여 가구에 성금이 전달되고 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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