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난...자린고비 여름나기

IMF가 여름휴가 풍속도마저 바꿔놓고 있다.

경제난과 구조조정 영향으로 올 여름엔 휴가 분위기가 실종되고 '자린고비형'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연말까지 5백여명의 직원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모기업 경우 올해부터 연월차 수당이 없어져2주 이상 휴가를 사용해야 하지만 휴가 얘기를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모과장(35)은 "감원이 코앞에 닥쳤는데 무슨 배짱으로 1주일씩 휴가를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기구및 인원 감축을 앞둔 공무원 사회도 지난해와 같은 휴가 분위기를 찾아 보기 힘들다.휴가를 가려는 사람들도 고향으로 휴가를 가거나 야영으로 숙식을 해결하는 등 알뜰 휴가전략을 짜는데 골몰하고 있다.

해마다 2박3일 일정으로 동해안을 찾아 휴가를 즐겼던 기업체 직원 오모씨(42)는 금년엔 주머니 사정을 감안, 고향을 찾아 부모님의 농사일을 거들기로 결심했다. 지난해 울진 불영계곡을 다녀왔던 공무원 황모씨(39)도 올해엔 자녀들과 수영장을 찾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숙박비가 저렴한 대구.경북 자연휴양림내 통나무집 등 숙박시설은 7,8월 주말엔 벌써 예약이끝났고, 평일 예약률도 80%이상 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체마다 텐트 등 야영을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알뜰휴가 분위기로 여름 대목을 기대했던 여행사,항공업계는 손님이 없어 울상. ㄱ관광 경우지난해보다 예약손님이 절반으로 줄었다. 콘도대여전문업체인 ㅇ사 관계자도 "올여름 콘도예약손님이 지난해의 절반도 안된다"며 "제주도,설악산 등 먼 곳 보다 경주 등 인근 콘도를 찾고 숙박기간도 짧아지는 등 휴가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맘때 90%를 웃돌던 대구~제주노선 항공기 승객 탑승률이 올핸 20-40%에 불과하다. 〈李大現.李鍾均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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