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면의 소리… 선의 세계 "세속에서의 명상음악"

'세속에서의 명상' 소프라노 홍순지씨(37)의 첫 독창회 타이틀이다. 대부분의 성악가들이 드라마틱한 오페라 아리아나 예술가곡으로 독창회를 꾸미는데 반해 명상음악을 화두로 붙잡은 홍씨의 연주회는실로 의외다.

11일 오후 5시30분 경주 현대호텔 컨벤션홀. 명상음악이라는 장르를 통해 심오한 불교사상이나 선의 세계로 초대하는 이번 무대에서 청중들은 격한 힘보다는 내면으로 깊이 침잠하는분위기, 마치 뿌연 안개속을 헤매는듯한 소리를 듣게 된다.

"무미건조한듯 하면서도 듣기 부담없는 음악입니다. 되도록이면 힘을 자제하고 성악적 요소보다 음하나하나에 담겨진 의미와 분위기를 전달할 생각이예요" 계명대 음대, 이태리 레스피기국립음악원을 졸업한 홍씨는 88년 불국사합창단 지휘를 맡으면서 불교음악에 발을 들여놓았다. 불교적 색채가 강한 명상음악에 눈을 뜬 것은 96년 명상음악그룹 '천랑성(天狼星)이야기'와 함께 작업하면서부터. 이번이 그 결실을 처음 선보이는 무대다.

선음악작곡가 백영운씨의 '유가야' '원앙생가' '청평사 가는길' '청산은 나를 보고'등 명상음악 10여곡과 박범훈, 이달철, 변규백, 시명스님의 곡을 들려준다. 현악, 피아노등 클래식악기에서부터 신서사이저, 어쿠스틱 기타, 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악기가 홍씨의 노래소리를 뒷받침한다.

"명상음악에 대한 청중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번 독창회때 악보를 나눠줄 계획이예요.9월에 음반도 내고 올 가을 경주문화엑스포기간중 야외무대도 가질 생각입니다"'사바의 인연, 촛불 한 번 펄럭이는 순간 같구나. 별빛 한 번 반짝이는 순간 같구나…' 불음(佛音)닮은 그의 노래소리가 잡힐듯 잡힐듯 입가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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