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판 색깔 가세

재·보선전 막판에 DJ정부의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색깔논쟁이 가세,선거판을 더욱 뜨겁게달구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총재대행은 16일 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사상범 전향제 폐지 등을거론한 뒤"우파는 정치사정(司正)으로 다스리고 좌파와는 화해를 기도하고 있다"며 사실상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겨냥한 색깔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측은 사정 칼날을 피해 보려는 시대착오적인 시비라고 강력 반박하면서도 파문이 확산될 경우 선거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이대행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회견을 갖고 "잠수정 침투에 이어 무장 공작원이 침투하는 등 최근의 안보위기는 김대중정부 햇볕정책의 결과"라며 "명백한 대남도발에대해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는 햇볕일변도의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비난했다.나아가 "북한과 정전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같은 발상과 자세는 국가 정통성과 국민 생존기반을 송두리째 붕괴시킬 것"이라고 까지 맹공했다.

이대행은 또 "현정부의 좌익세력에 대한 자세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뒤 "국가보안법을 사실상 사문화시키고 간첩 등 반체제 인사들의 활동 폭을 넓혀주는 사상범 전향제를 폐지한 게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대행의 색깔공세 이면에는 재·보선일을 닷새앞둔 상황이란 점이 자리해 있을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동시에 내달 당권경쟁을 앞두고 보수세력의 결집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해보겠다는 의도도 내포돼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공세에 대해 국민회의측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한 뒤 "현 정부의사정과 대북정책 등 총체적인 개혁작업을 비난한 것은 한나라당이 반개혁 세력의 본산임을드러낸 것", "사정작업을 피해보려는 속셈인 것 같다"는 식으로 맞대응했다.

그러면서도 무장간첩사건 등에 이어 또 다른 선거 악재로 부상할 것이란 우려때문인듯 "지역감정 조장에 이어 색깔논쟁으로 이번 재·보선을 유리하게 이끌어 보겠다는 발상"이라고몰아세웠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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