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신세대문화-개방 연소화…성교육 뒤쳐져

타지선 "해이" 대구선 "꼭꼭" 단적 이중성도

직장인 김모씨(33)는 대학후배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가 곤혹스런 경험을 했다. 2차 3차를 거치면서 여자후배들만 남게 됐는데 그들의 스스럼없는 성적 농담에 오히려 '몸둘 바'가 없었던 것. 특히 한 여자후배의 '은근한' 공세를 뿌리치느라 애를 먹었다.

"마지막까지 술자리를 지키는 것도 문제지만 개방적인 성의식이 너무 달랐다"고 했다. 오히려 '농락'당한 것 같았다고.

"사랑하면 성관계를 맺어도 되는 것 아니예요". 요즘 대학생들에게서 쉽게 들을수 있는 말이다. "원조교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 여학생은 'IMF시대'를 핑계로 대면서"죽는 것 보다 낫잖아요"라고 했다.

한편에선 자신을 드러낸 당당한 표현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한 여성학자는 "여성들이 성에주체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대구 신세대의 의식은 다분히 이중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성에 관해서도 사대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서울서 온 한 공연기획자의 말이다. 그는 대구에 오는 연예인들의 회식자리를 간혹 주선하는 사람이다. "서울에 온 대구여성들은 서울여성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적극적이고 개방적입니다. 그러나 대구에 와 보면 그렇지가 않거든요". 그는 대구여성이 '보수'와 '개방'의 극단적인 이중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 "타지에선 '사정없이' 풀어지고 대구에선 꼭꼭 잠그는 모습"이라는 것. 나이트클럽에서 유독 대구남녀간의 부킹이 어려운 것도 이러한 현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했다.

보수적인 지역색에 대한 반발심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자기정체성에 대한 애착심이 부족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최근 신세대의 성의식은 급속도로 개방화로 치닫고 있다. 대구내일여성센터의 한혜현소장(34)은 "성교육이 학생들의 의식을 쫓아가기 버거울 정도로 올해들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성교육상담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임신, 출산등에 관심이 많았으나 최근들어 성행위 자체에 대한 물음이 2/3를 차지한다는 것.

'첫경험'의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 고등학교에서 중학교시절로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유해환경탓도 있지만 한소장은 "IMF이후 불거진 지역의 패배주의와 불안한 심리도 알게 모르게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IMF에 의한 가치관의 부재가 성의식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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