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난감.학습도구 손수 만들어주기

대구시 남구 봉덕동에 사는 주부 전미영씨(27)는 요즘 자신이 직접 만든 학습도구로 18개월된 아들 서헌이에게 단어와 숫자를 가르치느라 바쁘다.

IMF이후 살림살이가 빠듯해지자 오래 쓰지도 못하면서 가격은 만만찮은 유아 조기교육 교재를 구입하는 것이 낭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잡지나 카탈로그 등에서 직접 그림과 글씨를 오려 사물 이름과 숫자를 가르치면 효과면에서값비싼 교재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씨의 경험담.

이처럼 못쓰는 물건을 재활용해 자녀의 장난감이나 학습도구를 직접 만드는 알뜰 주부들이최근 늘고 있다.

싫증을 잘 내는 아이들 구미에 맞춰 그때마다 값비싼 제품을 구입하느라 가계부담을 느낄필요가 없는데다 만드는 과정부터 자녀와의 정이 도타워지는 두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기때문이다.

◇ 구슬게임기(사진 1)

빈 상자를 위에서 아래로 사선이 되게 자른다. 두꺼운 종이나 우드락을 상자에 들어갈 정도크기로 자른 다음 색종이로 예쁘게 장식하고 그 위에 이쑤시개를 꽂아 길을 만든다. 장식이끝나면 판을 상자에 사선으로 붙인다. 사진처럼 상자 옆면에 구멍을 내 10~40까지 숫자를쓴 후 구슬을 굴려 어느 구멍으로 빠져 나가는지 기록해 많은 점수가 나온 사람이 이기는게임을 한다.

◇ 스티커 주사위판(사진 2)

문구점에 비슷한 놀이기구가 많지만 사행성을 조장하는 제품이 더러 있어 집에서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먼저 큰 우드락 판이나 두꺼운 종이위에 만들려는 주사위판 내용을 연필로 대강 그려놓아야 실수가 없다. 요즘 문구점에 가면 다양한 크기의 예쁜 스티커가 많이나와 있는데 크기가 다른 스티커 2~3가지를 구한다. 큰 스티커 사이에 2~3개씩 중간 크기의스티커를, 그 사이에 3~4개의 작은 스티커를 적당하게 붙인다. 검정펜으로 길을 표시한후 컬러펜으로 중간중간에 '몇칸 앞으로' '몇칸 뒤로' '한 번 쉬세요' 등의 말을 적어둔다. '엄마에게 뽀뽀 한 번'등 가족관련 내용의 벌칙이나 명령을 적어두면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불기 나팔(사진 3)

빨대를 불면 스티로폼 공이 허공에 동동 뜨는 '불기 나팔'은 어린이들이 무척 신기해하는장난감. 뚜껑을 닫은 P.E.T.병 윗 부분을 자른 후 접착시트나 스티커로 예쁘게 장식한다. 병뚜껑에 빨대가 들어갈만한 크기의 구멍을 송곳으로 뚫은 다음 접히는 빨대를 끼우고 뚜껑속에 스티로폼 공을 넣어 힘껏 불면 공이 공중에 뜬다.

◇ 글자 낚시놀이

자신이 낚은 종이에 적힌 글이나 숫자를 익히다 보면 어린이의 학습재미가 훨씬 커진다. 만드는 방법도 무척 간단한데 나무젓가락에 실을 매단 다음 자석을 단다. 이면지 등에 여러가지 단어를 적은 글자판을 만들고 클립을 끼워준다. 잡지사진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빈상자에 글자판을 흩어놓고 자석 낚싯대로 글자판을 낚아 그 글자 맞추기 놀이를 한다. 바닥에 흩어놓고 해도 괜찮고 연령에 따라 영어단어를 써넣을 수도 있다.

◇ 장난감 임대

장난감 만들기가 힘들다면 빌려 쓰는 것도 IMF를 이기는 한 방법. 장난감 임대업체 대부분가입비 2만여원을 받고 일주일 또는 열흘에 한 번씩 장난감을 바꿔주면서 1만~2만5천원까지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비용은 몇가지를 빌리느냐에 따라 차이가 생기는데 지역에서는 장난감 마을, 장난감 뱅크, 장난감 월드, 해피데이 장난감 대여 등 여러 업체가 영업을 하고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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