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상에서 쉽게 노출 문제 심각성 인식을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힘든 수업을 마친 뒤 휴식시간에 매점에서 컵라면을 먹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맛있던 컵라면 맛도 이제는 안심하고 먹기엔 껄끄러운 마음이 드는것이 안타깝다.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유아용 장난감에 인체에 해로운 폴리염화비닐(PVC)물질이 들어 있고, 여름이면 더욱 감칠맛 나는 포도 등의 과일에도 농약류의 유해한 성분이 들어있다고 하니, 결국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에 들어 환경호르몬이 생식 기능과 면역기능을 약화시키고, 행동이상을 일으키며암발생율을 높인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으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술용으로는 '내분비교란물질'이라는 용어로 사용되는데, 이것은 얼마전에 우리 나라에서 고둥류 암컷에서 수컷생식기가 발견되는 임포섹스 고둥의 출현으로, 환경호르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 성 자체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일이 자연계에서 벌어지고 있고, 한대학교 의학부에서 20대 남성 34명의 정액을 조사해본 결과 정자의 농도와 운동성이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사람은 단1명뿐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전해졌다.인간은 자연을, 보다 편리한 생활을 위한 개발대상으로 인식해왔다. 개발도상국들의 자연에대한 태도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태도가 인간에게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할지는 아무도모른다.

늦은감이 있지만, 환경을 보호하고 유해한 산업 물질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는데는 지금이 적기라 생각된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조화된 삶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사람들의 인식 또한 이제는 변해야한다. 후손들에게 유해한 환경을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어느 신문의 광고란에 '우리 회사에서 만든 컵라면은 안심해도 된다'는 광고가 실려 있는것을 봤는데, 그 지나친 상업성에 기가 막혔다. 환경에 유해하고 인체에 유해한 생산물에 대한 비판의식과 함께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활동을 벌여야겠다.

이재숙 (대구시 대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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