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달 3일 실시될 국회의장 선출을 앞두고 표계산에 분주하다.
여권은 '박준규의장 카드'의 관철을 자신하고 있지만 현재의 의석구도를 감안할때 한나라당의 반란표 없이는 원초적으로 불가능하고, 한나라당도 비록 단일후보를 내더라도 복잡한 당내사정을 감안할 때 제대로 표단속이 될지 의문인 상황이다.
여야는 이에따라 자체적으로 마련한 몇몇 시나리오를 토대로 각종 경우의 수(數)를 계산에넣어가며 도상(圖上) 표계산을 반복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여권은 충청권 의원을 비롯한 자민련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단 '박준규의장 카드'를밀어붙이기로 결론을 내렸다.
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총리서리는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후반기 원구성과 총리인준 문제를집중 논의, "'박의장 카드'를 관철시킬 수밖에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최소한 외견상으로는 이른바 'DJT' 3자간에 이견이 없는 셈이다.
김총리서리가 자신의 총리인준 처리와 연계돼 복잡하게 얽혀있던 의장선출문제의 매듭을 풀어준 이면에는 '여여공조'도 중요하지만 실제 표결에 돌입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대통령도 이날 오전 박태준총재와의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나도 총리인준 문제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때문인지 자민련 김용환수석부총재는 26일 "한나라당 최형우고문이 휠체어를 타고 투표장에 나오고, 중국에 체류중인 노승우의원이 귀국하지 않는한 한나라당이 의장후보를 독자적으로 선출할 수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앞서 박총재와 김수석 등 자민련 당직자들은 주말 각종 인맥과 채널을 동원, 한나라당 의원들과 집중 접촉해 김총리서리 인준안 처리와 박최고고문 의장직 선출에 협조해 줄 것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조세형총재권한대행과 한화갑부총무 등 국민회의 핵심당직자들도 여권에 우호적인 한나라당의원들을 중심으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의원들중 최소한 10여명은 여권입장에 동조할 것"이라고 호언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자민련내 충청권 의원들중 반란표가 있을 것으로 보고, 표단속에 주력하는분위기다.
국민회의(88석)와 자민련(49석)이 똘똘 뭉치더라도 의석이 재적 과반수에 13석이나 부족하며 국민신당(8석)과 무소속(3석)을 끌어들인다 해도 과반수를 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판단에서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여당이 자신만만해하는 것에 대해 내심 불안해하고 있다.
다만 여권이 '박의장 카드'를 둘러싼 갈등의 조기 봉합에 나섰지만 아직도 알력이 내연하고있다는 점을 고려, 자민련측과 결정적인 순간에 '빅 딜'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있다.
즉 1차표결에서 여권후보인 '박준규 카드'를 누를 경우 2, 3차 표결에서 의장선출과 총리인준 문제를 연계, 30여명으로 추산되는 자민련내 김총리서리 추종세력과'빅 딜'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당내 반란표를 막고, 자민련 충청권과의 '밀약'을 통해 의장직을 야당몫으로 하는데 협상력을 집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박의장 카드'가 1차 표결에서 과반을 넘지 못할 경우 2차표결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게 아니냐"며 '빅 딜' 가능성을 시사했다.김용환수석부총재도 "선거 당일까지는 긴 시간이 남아있어 총리인준과 의장선출문제가 얼마든지 급변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에는 김대통령과 김총리서리로 대표되는 공동정부의 기본정신이 우선돼야지 '박의장 카드' 관철에 얽매일 수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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