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으로 일궈낸 8관왕

중리중학교 복싱감독 최병권교사(38).

중리중 복싱팀이 지난 96년부터 전국대회 8관왕에 오르기까지는 최감독의 남모르는 좌절과눈물이 있었다.

그는 훈련보다 서울과 부산으로, 혹은 '뒷골목'으로 선수들을 찾아 나서기에 더 바빴다. 불우한 환경의 선수들이 현실에 적응을 못하거나 고된 훈련을 견디다 못해 링을 뛰쳐 나가기일쑤였기 때문.

최감독은 선수들이 집을 나가더라도 현장에 몇번이고 달려가 마음을 정리하고 천천히 오너라 며 자상하게 설득, 제발로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어루만지며 정으로 대하니까 선수들이 결국 돌아와 더 열심히 운동했습니다

그는 한 겨울에도 밥을 직접 지어 링에 올리고 링에서 선수들과 함께 자면서 동고동락했다.최감독의 이런 열성에 말썽꾸러기 10대들이 전국 최강의 복싱팀으로 변모한 것.중리중은 지난해 단일종목으로 한 학교에서 30개이상의 메달을 따는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올해도 벌써 전국대회 3관왕.

최감독의 복싱스타일은 철저한 기술복싱이다. 선수들의 기교와 스텝은 발군이어서 방학이면타시도 복싱팀의 전지훈련이 줄을 잇는다.

경북체고에서 복싱선수로 출발한 최감독은 경북대 사대 체육교육과를 나와 지난 95년부터이 학교에 부임했다.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한 때문에 지도자로 성공해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이제 여한이 없습니다

전국 최강의 복싱팀을 일군 그의 진정한 꿈은 대회우승보다 어려운 환경의 선수들이 자립의길로 들어서게 하는 것이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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