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이 11일 공석중인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 정창화(鄭昌和), 강현욱(姜賢旭)의원을 임명했다. 31일 전당대회 때까지 대행체제로 갈 것이라는당내외의 예상을 깨는 깜짝인사였다.
이대행의 인사배경은 원만한 전당대회 관리와 정책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원이라지만 당내다수는 대행의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고 20여일 간이지만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차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사의 내용도 흥미를 끌고 있다. 박희태(朴熺太)원내총무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계인 것을 감안한 탓인지 사무총장에 친(親)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의원, 정책의장에 김덕룡(金德龍)전부총재계인 강의원을 임명함으로써 당내 계파안배의 성격임을 강조했다.
이대행은 정신임총장과 상견례자리에서도 중진중 가장 계파색이 옅은 중도성 인사라는 점과당무를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사무처출신이라는 점 등이 20일간이지만 업무의 연속성에서나전당대회 관리책임자로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총무경선을 앞두고정총장이 이대행의 합의추대 권유에 적극 호응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총장의 발탁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이설(異說)도 제기된다.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견제용이라는 것이다. 정총장이 총무경선에서 같은 지역출신인 김전부총재의 견제를 받은대신 이전부총재계의 지원을 받은 점과 그 과정에서 김전부총재와 매우 껄끄러워진 사실과또 이대행이 평소 이명예총재와의 연대를 통한 김전부총재의 당무관장설에 비판적이었다는점도 발탁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김전부총재도 정총장의 기용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정총장 본인은 "당의 미래를 생각해서 어느 계파에도 치우치지 않고 소신껏당무를 운영, 전당대회를 무난히 치르고 물러날 것"이라며 그 같은 당내 일각의 시각을 일축했다. 〈李東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