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難産)을 거듭한 끝에 확정된 15대국회 후반기 상임위 배정내용은 배정전의 치열함만큼이나 많은 뒷 얘기를 만들어냈다.
한나라당은 배정결과를 둘러싸고 당지도부에 무원칙과 무기준이라며 거칠게 반발하는 의원들이 속출한 것은 물론 특정 상위에 희망대로 배정받은 의원과 배정받지 못한 의원들 간에도 감정의 골만 벌여 놓은 후유증을 낳고 있다.
특히 김일윤(金一潤)위원장을 제외하면 약 5대1의 경쟁률을 보인 건설교통위의 경우, 가시지않는 앙금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15대 전반기에 대구,경북 각각 2명씩 배정받았던 것이 대구에서 백승홍(白承弘)의원, 경북에서 임인배(林仁培)의원 등 각 1명씩만 배정받는'가뭄'이 원인이 됐다.
입당파로 비인기 상위인 행정위(현 정무위)에서 건교위를 희망했던 이해봉(李海鳳)의원은배정을 기정사실로 믿고 있다가 3지망에까지도 희망하지 않던 행정자치위로 배정받자 승복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의원측은"원내 제1당이 이처럼 무원칙하고 기준도 없이 상임위를배정해서는 안된다"며"뚜렷한 기준을 세워 소속의원들이 승복할 수 있도록 원점에서 다시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광원의원 측도 건교위에 신청했다가 행정자치위 배정을 통보받은 뒤"배정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면서도"부총무가 먼저 나서서 인기상위를 차지하는 것(백승홍의원)을 보니 부총무가 높은 벼슬인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희망대로 농림해양수산위를 배정받은 주진우(朱鎭旴)의원도 18일 오전 산업자원위를 권유받고는 기업인으로 야당을 지키고 있는 점 등을 들며 강력하게 반발, 희망대로 배정받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총무단이 원칙과 기준보다는 목소리 큰 사람 순서대로 상위를 배정했다는 비판이 들끓었다.
또 전반기에 이어 재경위 고수를 희망했다가 과학기술위로 배정받은 박종근(朴鍾根)의원은"전문성을 고려하지도 않고 떡 주무르듯 해놔서 기분이 좋지않다"며 "누군가에 잘못보인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외교통상위를 신청했다가 행자위를 배정받은 장영철(張永喆)의원 측은"당에서 마음대로 하는 일인데 어쩔 수 없다"며"당에서 하는 일이 매번 이래서 새삼스럽지도 않다"고 실망을 넘어 체념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7.21보선에 당선된 박승국(朴承國)의원은 건교위 신청에 교육위를 배정받았다. 강재섭(姜在涉)의원은 상원격인 외교통상위를 신청했다 밀려 2지망인 과학기술위를 받았다.한편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 가운데 외무장관 출신의 박정수(朴定洙)의원과 박철언(朴哲彦)의원은 전반기에 이어 외교통상을 맡았고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는 비인기상위인 환경노동위를 자원했다. 전반기 과학기술위원장이었던 박구일(朴九溢)의원은 행정자치위에 배정됐다. 와병중이어서 국회 출석이 불가능한 김복동(金復東)의원은 전반기 국방위에서 법사위로 옮겼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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