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동안 성추문에 시달렸던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연방대배심에서의 증언과 대국민 사과연설로 일단 사태의 종결국면을 맞게 되었다. 미국대통령으로서 형사피의자신분으로 법정증언을한 경우는 처음이다. 그만큼 클린턴자신으로서도 수치스런 일이다. 뿐만 아니라 백악관 여직원 르윈스키양과의 성관계를 부인해오던 그가 '부적절한 관계'를 시인함으로써 신뢰성과 도덕성에 큰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클린턴이 연방대배심에서의 증언과 대국민연설에서 르윈스키양과의 사실관계를 고백하면서도 종전의 주장(관계부인)이 '거짓'이었다는 점을 은폐하기 위해 교묘한 말장난을 하고 있음을 미국시민들도 잘 알고있다. 시인은 하면서도 그것은 가족보호와 개인의 사생활차원임을 강조함으로써 미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을 완화시키려 노력했다. 언제까지 대통령의 개인적인 실수를 파헤치는데 국력을 낭비할 것인가, 과거보다는 미래를 대비하는 일에 대통령이몰두해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메시지도 국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일단 클린턴이 위기를 모면한 것은 백악관 참모들의 지략(智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특별검사제의 부작용까지 걸고들면서 시인.사과쪽으로 정면돌파 한것이 효과를 본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통령부인의 확고한 대통령보호의지가 사태를 수습국면으로 이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특별검사가 의회를 상대로 정치적.법적 공세를 취할 것이지만, 탄핵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클린턴이 시인.사과함으로써 사건이 일단락 되고 있지만, 사생활을 지나치게 강조, 공인(公人)으로서 부도덕하다는 인상을 남김으로써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뢰도는 더 낮아졌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지지도는 60%를 상회하고 있다. 르윈스키 스캔들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여론이 50%를 넘어선 것도 클린턴에 유리하다.이번 클린턴 성추문사건의 전말을 보면서 역시 동.서양의 문화차이는 엄존하다는 느낌을 준다. 진실을 지금까지 덮어온 것은 '가족보호'차원이었다는 해명이 먹혀드는 나라, 대통령도사생활을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통하는 나라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의 '말바꾸기'는도덕성에 크게 상처를 입게 했다. 비록 탄핵은 받지 않더라도 그의 지도력이 타격을 입게됨으로써 산적한 경제문제.국제문제 해결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어쨌든 공인의 도덕성이 어떠해야 하는지, 교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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