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서방 언론의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사임서 서명설은 일단은 해프닝으로 끝났으나 아직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크렘린궁은 27일 오후 늦게 특별 성명을 발표, 서방 언론의 옐친 사임서 서명보도는 "꾸며낸 거짓 보도"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서방언론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준비작업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의 공식 발표에도 불구하고 옐친의 조기 사임설이 계속 나돌고 있는 것은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옐친의 사임서 서명설은 27일 낮 금융권을 중심으로 조금씩 흘러나왔으며 그 배경은 간단하다.
첫째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의 행보가 지극히 빠르고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점이다.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는 26~27일 새벽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우크라이나, 벨라루시 대통령과 면담한데 이어 곧 바로 모스크바로 귀경, 알렉산드르 레베드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 등 일부 주지사들과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 연방공산당 당수, 예고르 스트로예프 상원의장 등과 일련의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회담의 구체적인 내용이 일체 공개되지 않고 있음은 물론이다.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그러나 이날 오후 늦게 "정부는 국가두마(하원)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현재 상황이 간단하지는 않지만 통제할 수는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두번째로 정부와 하원 그리고 상원 대표들이 참가하고 있는 3자 위원회가 26~27 양일간 마련한 권력층간 정치 합의서 와 러시아 연방 사회·경제 발전 방안 등 두가지 위기 탈출방안이다.
이 두가지 방안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이 가운데 권력층간 정치 합의서 에 대해 정부측은 "지극히 과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반면, 야당들은 "불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세르게이 야스트르젬스키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방안이 대통령의 권한을 하원등에 대폭 양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지극히 격앙된 것"이라고 간략히 소개한 뒤, 대통령 행정실이 "상응하는 방안"을 마련, 하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방안이 옐친 대통령의 조기 하야 문제와 하야후 처우 문제 등까지 언급하고 있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번째는 옐친 스스로의 행동이 현 상황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주말 휴가를 마친 옐친은 27일 루블화 폭락 등 나락에 빠진 경제와 급격한 정치권 소용돌이를 뒤로한 채 다시 모스크바 근교 대통령 휴양지인 루시를 찾았다.
그동안 옐친에 충성을 맹세해왔던 주지사들도 옐친이 현재 모스크바 근교 휴양지에 머물고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휴가는 충분하고 이젠 일을 해야 할 때라며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들을 접어두더라도 가장 결정적인 것은 폭락을 거듭하는 루블화와 경제위기, 그리고 국민들의 불신이다.
(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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